주인과 같은 운명을 맞았던 링컨의 애완견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마바를 탄생시킨 노예해방선언으로 유명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그는 1865년 4월 14일 금요일 10시 12분경, 포드 극장 특별석에서 연극을 관람하던 중, 존 윌크스 부스에 의해 뒤통수를 피격당해 이튿날 아침 사망하였습니다


<암살자 존 윌크스 부스>


여기까지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실이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링컨의 애완견이 주인과 같은 운명을 맞은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링컨의 가족들은 파이도(Fido)라는 처진 귀와 거친 노란색 털을 가진 애완견을 기르고 있었는데요

리트리버와 셰퍼드의 잡종, 이른바 똥개였던 파이도는 1855년 무렵 일리노이주의 스프링필드에서 태어나 링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개는 매우 영특해서 링컨을 위해 신문을 물어 오고 우체통에서 소포를 꺼내오는 광경은 스프링필드 주민들에게는 흔히 보는 일상이었습니다. 심지어 링컨이 수염을 다듬는 동안 이발소 밖에 앉아 주인을 기다렸는데 짖궂은 아이들이 와서 장난을 치거나 먹을것을 줘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링컨은 잡종견인 파이도를 값비싼 순종견처럼 애정을 가지고 길렀습니다
집안에 들인것은 물론이었고 말털로 만든 소파는 언제나 녀석의 차지였습니다

<메리 토드 링컨>


하지만, 행복했던 시간은 5년 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끝났습니다
파이도가 식사테이블 아래에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가구위에 올라감에도 링컨이 한없이 관대한것이 못마땅했던 아내 메리 토드는 "백악관의 모든 기물은 국가의 재산인데 동물이 카페트와 전통가구를 훼손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거에요" 라고 말하며 개를 떼놓고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아내의 만류에도 링컨은 끝까지 워싱턴 DC로 개를 데려가려고 했지만 파이도에게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개는 기차를 두려워하고 교회의 종소리에도 벌벌 떨었으며 당선을 축하하는 축포와 북소리에도 겁을 먹는 겁보였습니다. 링컨은 파이도를 데려간다면 이동중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존 린든 롤과 존 에디 롤 부자>


결국 링컨은 이웃에 사는 소년 존 린든 롤(John Linden Roll)에게 임기가 끝날때까지만 파이도를 부탁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스프링필드의 목수 존 에디 롤(John Eddy Roll)이었습니다

링컨은 그들에게 개를 맡기며 마당에 개를 외롭게 묶어두지 말 것과 흙묻은 발로 들어와도 혼내지 말고, 문을 발로 긁으면 집에 들여보내주어야 하며 식사중에는 개를 테이블 옆에 올 수 있게 하고 낑낑대면 음식도 조금 주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게다가 적응이 쉽도록 파이도가 좋아하던 말털 소파까지 함께 주었습니다



대통령의 애완견이 사진으로 남은 것은 이때였습니다

링컨의 두 아들, 테드와 윌리는 개를 남겨두고 간다는 사실이 몹시 화가 났지만 엄한 어머니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링컨은 아들들과 함께 가까운 사진관을 찾아 파이도와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아들들은 개와 함께 사진을 찍지 않은 반면 그는 함께 포즈를 취했습니다



지금도 애완동물과 사진관을 찾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당시는 사진기술이 초창기였기 때문에 애완동물과 사진을 찍는 것은 극도로 희귀한 사례였고 때문에 파이도는 사진으로 남은 최초의 대통령의 개가 되었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링컨의 파이도에 대한 애정을 짐작케 합니다


실제로 링컨은 개를 여러번 길렀던 동물애호가였으며 사냥과 낚시는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린시절에는 동물학대방지에 대한 작문을 쓰기도 했고 동물을 구출한 것이 학교신문에 실리기도 하였는데요

링컨이 인생동안 우울증을 앓았던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아마 반려동물들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링컨 연구소가 공개한 일화에 따르면, 링컨은 고양이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북전쟁이 끝에 다다를 무렵, 링컨과 그의 가족은 그랜트 장군의 부대에 초대받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막사에서 일어난 링컨은 갓 태어난 아기고양이 세마리를 보고는 한마리를 무릎위에 앉히고는 쓰다듬으며 "엄마는 어디있니?" 라고 물었습니다. 근처에 있던 군인이 "얼마전에 죽었습니다" 라고 말하자, "불쌍한 것들.. 울지마, 내가 보살펴줄게" 라고 하며 요리사에게 우유를 주고 키워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전시의 위기중에 육군본부에서 최고통수권자가 아기고양이를 달래는 모습은 흔치 않은 광경이지만, 한편으로는 링컨의 타고난 상냥함과 자연을 대하는 순수함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윌리엄 훌로르빌(William Florville)>


3년 후, 스프링필드의 이발사 윌리엄 훌로르빌(William Florville)로 부터 '파이도는 이곳에서 신나게 잘 지내고 있다' 는 편지가 링컨에게 도착했습니다. 윌리엄은 아이티 이주 노동자 출신으로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워싱턴 DC로 떠나기 전날에도 그에게 머리를 자른 이발사이자 링컨의 24년지기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파이도는 결국 주인과 재회하지 못했습니다

링컨이 암살되었을때 미 전역에서 상처입은 문상객들이 장례식이 열린 스프링필드의 집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존 린든 롤은 파이도를 링컨의 영전앞에 데리고 왔고 문상객들은 개를 쓰다듬으며 그를 잃은 슬픔을 달랬습니다

링컨의 인간성의 증거인 파이도는 반려견으로서 링컨의 삶에 편안함을 주었고 마지막으로 주인의 장례식장에서도 사람들의 슬픔을 덜어주는 역할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안타깝게도 파이도는 링컨이 사망한 다음 해에, 그의 주인처럼 살해되었습니다
1866년의 어느날 아침, 집 앞마당에 어떤 남자가 쓰러져 있었고 파이도는 사람을 깨우기 위해 혀로 얼굴을 핥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술에 만취해 있었고 정신을 차렸을때 개의 이빨이 보이자 공포에 사로잡혀 주머니에 있던 칼로 이제는 늙어서 민첩하지 못한 개를 마구 찔렀습니다. 일생동안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었던 것이 결국 파이도를 죽음으로 이끈 셈이었습니다 

 


파이도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링컨이 개를 맡겼던 소년, 존 린든 롤이 사망하고 나서 그의 일기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주인과 같은 운명을 맞은 애완견의 이야기는 퍼져나갔고 파이도의 사진은 링컨의 기념품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오늘날, 세계 최초의 대통령 애완견의 오리지널 사진은 링컨 수집가들에게 수천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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