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 올림픽기 기수논란과 88 서울 올림픽기 기수

2014년 2월 8일 오전 1시 14분, 소치 동계올림픽이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역대 최고의 거액(550억 달러)을 투자한 올림픽이라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대회전부터 부실한 공사와 우스꽝스러운 화장실모습 등으로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돈을 개막식에 투자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한 오프닝을 보여주었습니다.

계획대로 펼쳐지지 않은 오륜기

하지만, 개막식에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들은 여전히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가 완성되지 않았던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 치부한다 해도, 올림픽기의 기수선정은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불쾌감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올림픽기 등장 모습


위의 사진이 개막식의 올림픽기가 등장하는 모습입니다. 

남성과 여성으로 각각 나누어서 들고 있는 모습인데, 기를 잡고 있는 8인의 면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올림픽기를 들고 있는 러시아의 영웅들


뱌체슬라프 페티소프(Viacheslav Fetisov)


▶ 남자줄의 첫번째 인물은 전설적인 아이스하키선수 뱌체슬라프 페티소프(Viacheslav Fetisov)입니다. 

구소련 시절 2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84, 88 금/ 80 은)을 조국에 바쳤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진출하여 명예의 전당에 오른, 구소련뿐만 아니라 세계 아이스 하키계의 전설입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


 두번째 인물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수석객원지휘자. 키로프 극장 수석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러시아 클래식의 차르' 라 불리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입니다.



 알란 에닐리프(Alan Enileev)


 세번째로 서 있는 젊은 사람은 특이하게 e스포츠 부문의 우승자입니다. 이태리 몬자에서 열렸던 WCG 2006 그랜드 파이널 '니드포스피드' 부문에서 우승한 알란 에닐리프(Alan Enileev)입니다.



니키타 미할코프(Nikita Mikhalkov)


 네번째 인물은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니키타 미할코프(Nikita Mikhalkov)입니다. <우르가(Urga)>로 1991년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위선의 태양(Utomlyonnye Solntsem)>으로 1995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슐판 하마토바(Chulpan Khamatova)


 여성줄의 첫번째 인물은 유명 여배우 슐판 하마토바(Chulpan Khamatova)입니다. 러시아의 최고배우로 저 자리에 손색이 없지만 영화계 인사가 그녀를 포함하면 2명이나 되어서 과거 푸틴 대통령의 선거지원을 한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습니다.



리디야 스코블리꼬바(Lidia Skoblikov)


 두번째 인물은 구소련의 또 한명의 '전설' 리디야 스코블리꼬바(Lidia Skoblikov)입니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60년 동계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특히 1964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에서 500, 1000, 1500, 3000m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전부문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오른 지존입니다. 



발렌티나 테레시코바(Valentina Vladimirovna)


▶ 여자줄 가장 마지막 인물은 세계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이자 최초의 민간 우주 여행자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Valentina Vladimirovna)입니다.

그녀는 1963년 6월 16일 12시 30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보스토크 6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올랐으며, 70시간 50분 동안 지구를 48바퀴 선회한 뒤 임무를 마치고 무사귀환했습니다.

부모가 벨라루스 출신인데 다른 벨라루스계와는 달리 자신이 벨라루스계임을 숨기지 않는 것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올림픽기를 드는 인물들이 스포츠 무대에 맞게 유명한 운동선수들로 구성이 되는 것이 보통인데, 러시아는 각기 여러부문에서 공헌한 다양한 인물들이 선택되었는데요


아나스타샤 포포바(Anastasia Popova), 앞에서 세번째


여자줄의 3번째 인물이 그 중에서 가장 논란이 일고 있는 아나스타샤 포포바(Anastasia Popova)입니다.

그녀는 26세의 기자로 기수들중에 가장 어리고 파격적으로 발탁되었습니다.

포포바가 논란을 낳은 이유는 종군기자 활동을 하면서 시리아 정권을 러시아 정부입맛에 맞게 편향적으로 옹호했기 때문입니다.



포포바는 2011년 8월부터 8개월간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시리아에 머물렀고, 내전으로 정국이 불안한 와중에도 '시리아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평화적으로(?) 잘 대처해가고 있다' 고 보도했습니다.


아나스타샤 포포바는 스스로 "저는 그냥 관찰자일 뿐, 누구의 편도 아닙니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유혈진압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반정부 시위대는 전혀 볼 수 없다》고 하는가 하면, 《시민을 상대로 반군들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등 서방언론들과는 상반된 보도자세를 보였습니다.
포포바의 취재가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다 할지라도 푸틴 대통령은 명확한 정치성을 띤 그녀를 기수로 등장시켜 시리아정부에 대한 러시아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스포츠제전 참가를 목적으로 장내를 메운 세계정상들과 UN사무총장을 모욕한 셈입니다.


총격에 상처를 입고도 웃음을 잃지않아 화제가 됨


포포바는 저격수의 총알에 아슬아슬한 상처를 입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취재로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용기있는 기자로 추앙받으며 각종 취재상과 급기야 올림픽기를 들기까지 하며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녀의 용기는 자국 국민들에게는 존경할만한 가치가 충분하겠지만 전쟁도 잠시 멈추어간다는 올림픽에서, 게다가 러시아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세계인의 올림픽기를 전쟁이 만들어낸 영웅이 들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할 뿐입니다. 




- 대한민국의 올림픽 기수들

그렇다면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기수는 누구였을까요?
대한민국이 내세운 8인의 기수들은 역대 올림픽 메달 리스트 8인이었습니다.


해방 이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양정모(1976년 레슬링),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자유형의 김원기·유인탁, 복싱 미들급의 신준섭, 양궁의 서향순, 1976년 배구 동메달 조혜정, 1984년 농구 은메달 최애영, 핸드볼 은메달 윤수경이 88년 대회의 올림픽 기수들이었습니다. 

올림픽기 입장 2:23:41

▶당시 방송을 유튜브에서 확인하면 올림픽기 입장시 여자아나운서가 소개를 '대한민국의 역대 금메달(!) 리스트' 라고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방송은 제대로 나갔습니다.

▶한민족사상 첫번째 금메달리스트는 잘 알려져 있듯이 마라톤 손기정옹입니다. 손기정옹은 최종 성화 봉송주자로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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