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최초로 일본 내과학회 은사상(恩賜賞)을 수상한 의사

송암(松岩) 심호섭(沈浩燮)은 경성 출생으로 광성상업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상점의 점원으로 일하다가 사람의 병을 빠르게 치료하는 신식의학에 매료되어 1909년 대한의원 부속의학교에 입학했다.

1913년 6월에는 일제의 병합으로 이름이 바뀐 조선총독부의원 부속의학강습소를 역시 우등으로 졸업하였다. 졸업 후에는 총독부의원 정신병과의 신설을 돕고 그곳에서 일했는데, 이 경력으로 심호섭을 국내 최초의 정신과 의사로 보고 있다.

▲ 송암 심호섭(沈浩燮, 1890~1973)

1916년 총독부의원이 경성의학전문학교로 개편되자 심호섭은 조선인으로는 유일하게 조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세브란스의전으로 옮겼는데 이를 각종 자료에서는 경성의전 일본인 의사들의 민족차별을 주된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세브란스의전에서는 오히려 같은 조선인 의사로부터의 차별에 시달렸다. 1922년 조교수가 된 그를 세브란스의전 출신도 아니고 기독교인도 아니라는 이유로 진료스케줄에서 빼는가 하면 진찰실의 명패도 없애버리는 일련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상심한 심호섭은 사직서도 제출하지 않고 통영으로 내려가 개원하였다.

▲ 심호섭 박사의 젊은 시절 / 京城日報 1926.12.02

통영에 내려간 심호섭은 6개월 만에 돌연 일본으로 유학해 동경제대 이네다의국 일반내과에서 내분비 분야를 연구하다가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하였는데 이는 조선인으로는 4번째이자 내과 박사로는 최초였다.

아래는 바로 이 시기의 연구활동으로 일본 내과의학회 은사상 기념메달을 수여받은 심호섭 박사를 다룬 기사로 일본인과 조선인에게도 차별받고 종교적으로도 아무 배경이 없었던 식민지 출신의 의사가 이루어낸 실로 놀라운 업적이 아닐 수 없다.


■ 심호섭 박사 은사상 수상 보도

- 심호섭 박사의 영예, 은사 기념상 수여
- 조선인 의학박사로는 최초의 수상, 의학계의 경하할 사실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내과교수 의학박사 심호섭 씨는 조선에서 처음으로 7일 오후 8시에 일본 내과의학회 은사상 기념 순금메달을 받았다는데 심씨는 이에 대하여 왕방(往訪)한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겸손한 어조로 말하였다.

▲ 심호섭 박사와 은사상기념 순금메달

"뭐 별로 신문에까지 보도할 것이 못됩니다. 이번 4월 초하루부터 오사카에서 개최되었던 제20회 내과의학회에서 포상되었습니다."

"연구는 다른 것이 아니라 제가 5년 전에 동경제대 의학부 이나다(稻田)박사 연구실에 있을 때에 사카구치(坂口)박사와 기타 두 사람이 분담하여 연구한 '식물성 신경독이 당 동화작용 및 배출역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이것이 소화 2년(1927년)에 교수회를 통과하여 그 이듬해 학위를 얻었던 것으로, 금회 학회에서 연구가 추천되어 사카구치(坂口)박사 이하 네 명이 이상을 받게 된 모양입니다."


전기 심호섭 박사는 경성 출생으로 총독부 부속의학교를 졸업한 후 동경제대에서 다년간 내과에 대한 연구를 한 후 세브란스의전에서 14년 동안을 하루같이 강의를 하고 있는 독학자(篤學者)라.


【매일신보 193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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