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들

기네스북이 인정한 독일 슈프로이어호프 거리

슈프로이어호프슈트라세(Spreuerhofstraße)는 2007년 기네스북에 등재'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로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겐(Reutlingen)에 위치해있다.(구글 지도)

▲ 슈프로이어호프슈트라세

18세기에 발생한 대화재 이후 1727년 도시를 재건하면서 소방관들이 건물 사이로 빠른 이동을 할 수 있게 조성된 곳으로 무분별한 건축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사실 '거리'라고 표시해두지 않으면 '건물과 건물 사이의 간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곳은 전체 길이 3.8m 중 가장 좁은 곳은 31cm이며, 가장 넓은 곳도 50cm에 불과하다(평균 40cm). 또 도로의 높이도 낮아 180cm 이상의 신장을 가진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이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슈프로이어호프슈트라세를 우스갯소리로 '표준체형 측정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 30cm 자로 잴 수 있는 폭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라는 타이틀을 제외하고 나면 볼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슈프로이어호프슈트라세 내부를 구경하는 것은 좁고 낡은 벽 사이에 끼어있는 행동에 불과하고, 비가 오면 오래된 목조 벽돌집의 양쪽에서 흘러내린 더러운 빗물이 도로에 넘쳐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유명관광지였다.

심지어 거리를 구성하는 건물 하나가 기울어지기 시작해 폭이 더 좁아지기도 하였다. 너무 좁아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게 되면 더 이상 거리가 아닌 만큼, 결국 로이틀링 당국은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두 집을 사들이고 붕괴 방지를 위한 보강공사를 실시하였다.

▲ 낙하물이 떨어지지 않게 철망을 설치한 모습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선택, 프랑스의 안드루노 거리

프랑스 남부 가상(Gassin)의 안드루노(L'Androuno)거리는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불과 29cm로 또 하나의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이다.(구글 지도)

▲ 안드루노 거리

이곳 역시 두 건물 사이에 생겨난 곳으로 남자를 뜻하는 'andros'와 하나를 뜻하는 'uno'의 합성어로 '한 번에 사람 한 명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다'는 뜻이다. 하지만 보통 성인의 상체가 40~50cm라고 한다면 좁은 지점에서는 몸을 옆으로 돌려도 지나가기가 힘들 정도의 간격이다.

과거 지중해의 주택가는 여름의 폭염이나 겨울의 눈보라를 막고, 폭우가 왔을 때 집 사이로 물의 흐름을 용이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런 건축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좁은 출입구와 비교적 넓은(?) 반대쪽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로 인정하였는데, 수치상으로도 가장 좁은 만큼 과연 기네스북도 향후 검증 후 안드루노를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거리로 인정할지, 아니면 너무 좁다는 이유로 등재가 거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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