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 모로조프 가문의 1900년 이집트 여행

모로조프(Morozovs / Морозовы) 가문은 18세기 러시아의 기업가였던 사바 바실리예비치 모로조프(Savva Vasilyevich Morozov)가 일구어냈다.

모로조프는 농노로 태어났지만 농민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섬유공장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몸값을 스스로 지불하고 해방되었고, 공장에서 익힌 섬유기술은 나폴레옹에 의해 모스크바의 섬유산업이 파괴되었을 때 그에게 큰 이득을 안겨주었다.

▲ 사바 바실리예비치 모로조프(1770~1860)

이후 재벌이 된 모로조프 가문은 1914년에 이르러서는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 순위 5위에 오르는 등 크게 번창하였으며 20세기에는 미술품 후원가이자 수집가로 명성을 떨쳤다.

1900년 새해를 맞아 모로조프 가족은 이집트 방문길에 올랐다. 이들은 얼리어답터였는지 뛰어난 광각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코닥 파노람(Kodak Panoram) 카메라를 휴대했고, 당시의 이집트를 흔치 않은 파노라마 사진으로 남겼다.

▲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항구(Alexandria Port)의 모습.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 중 하나로 모로조프 가족의 이집트 여행은 알렉산드리아 항구에서 시작되었다.

▲ 알렉산드리아 항만의 분주한 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E.M.S.S.C.'라는 문자는 프랑스 마르세유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를 잇는 영국의 증기여객선 회사인 이집트 메일 증기선 회사(Egyptian Mail Steamship Company Ltd.)의 약자이다.

이 회사는 고객의 수가 줄면서 수익성 악화로 1909년 파산하였으며, 소유하고 있던 여객선 카이로(Cairo)와 헬리오폴리스(Heliopolis)도 회사의 운명과 함께 퇴역했다.

▲ 카이로의 게지라 팰리스(Gezirah Palace) 호텔 입구. 원래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왕조의 궁전 중 하나였으나 1894년 10월에 호텔로 개조되었다.

1차 대전 중에는 종합병원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카이로 메리어트 호텔(Cairo Marriott Hotel & Omar Khayyam Casino)의 단지 내에 있다.

▲ 카이로 셰퍼드 호텔(Shepheard's Hotel)과 정원의 일부. 당시 카이로를 대표하는 호텔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었다.

▲ 셰퍼드 호텔의 정원을 화면에 모두 담기 위해 세로로 찍은 모습. 1952년 화재가 발생해 아름다운 정원과 호텔은 소실되었다.

▲ 샤리아 카멜(Sharia Kamel) 거리의 상점들. 카이로의 번화한 쇼핑가로 수많은 사무실과 해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상점이 있었다.

▲ 개보수중인 술탄 하산의 모스크 마드라사(Mosque-Madrasa of Sultan Hassan). 카이로에서 가장 역사적인 상징성을 가진 기념물이다.(1363년 건립)

▲ 무하마드 알리 파샤의 대 모스크(The Great Mosque of Muhammad Ali Pasha)를 세로로 촬영한 모습.

1848년에 완공된 카이로의 랜드마크로 사진이 촬영된 당시에는 50여 년 정도 된 신축 모스크였다. 기자의 대 피라미드에서 나온 석회암이 다량 사용되어 '앨러배스터 모스크(Alabaster Mosque)'라고도 불린다.

▲ 모로조프 일행이 나일강 여행을 시작한 카이로 남서부 도시 아부시르의 이집트 제5왕조의 피라미드. 왼쪽부터 사후레(Sahure), 니우세르레(Niuserra), 네페리르카레(‎Neferirkare)의 피라미드이다.

▲ 사카라(Saqqara)에서 촬영한 이집트 제5왕조의 피라미드. 그 왼쪽으로 희미하게 기자의 피라미드가 보이고 있다.

▲ 사카라에 위치한 조세르(Djoser) 왕의 계단식 피라미드.

▲ 말과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 일행들. 사진 역시 낙타 위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흔들림 없이 잘 찍힌 모습이다.

▲ 람세스 3세의 장례신전인 메디넷 하부(Medinet Habu) 내부.

▲ 룩소르에 위치한 이집트 최대의 신전, 카르나크 신전(Karnak Temple).

▲ 나일강 유역에 있는 콤 옴보 신전(Temple of Kom Ombo)에 유람선으로 접근하고 있다.

▲ 프톨레마이오스 왕조(BC 305~AD 30) 시대에 건축된 콤 옴보 신전의 입구.

▲ 콤 옴보 신전의 내부. 악어 머리의 세베크(Sebek) 신과 매의 머리를 한 호루스(Horus) 신을 모셨던 곳이다.

▲ 나일강의 전망. 왼쪽은 쿠바트 엘하와(Qubbet el-Hawa), 오른쪽은 아스완(Aswan) 시가 위치해있다.

▲ 아스완(Aswan) 시에 도착한 모로조프 일행. 아스완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주거 지역 중 하나로 유명하다.

▲ 클레오파트라가 카이사르와 함께 신혼여행을 왔던 것으로도 유명한 필레신전(Philae Temple)이 물에 잠겨있는 모습.

필레신전은 1898년 시작한 아스완 로우댐(Aswan Low Dam) 건설로 인해 빈번하게 물에 잠겼다. 댐의 증축공사로 일 년 내내 물에 잠기는 상황이 일어나자 결국 1960년에 유네스코의 지원 아래 필레신전은 2톤에서 25톤까지의 4만 개에 달하는 조각으로 해체되었고, 1977년과 1980년 사이에 걸쳐 500m 떨어진 아질키아 섬(Agilkia Island)으로 이전되었다.

▲ 필레신전의 두 번째 주탑(The Second Pylon)이 물에 잠겨있는 모습.

필레신전은 지혜와 미의 여신 이시스를 모신 곳으로 이시스 신전(Temple of Isis)이라고도 불린다. 주탑 오른쪽 벽면에 이시스 여신과 매의 얼굴을 한 아들 호루스 신이 새겨져 있다.

▲ 아스완 로우댐(Aswan Low Dam) 건설 현장.

댐의 높이는 36m, 길이는 1,950m로 건설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댐이었다. 유적 보존 문제로 인해 초기 높이가 제한되었으나 원래 구상했던 나일강 하류의 관개개발과 저수 계획에 불충분하자 1907~1912년, 1929~1933년 두 차례에 걸쳐 증축공사를 하였다.

아스완 로우댐의 성공으로 1960년대에는 높이 111m의 아스완 하이댐(Aswan High Dam)이 추가로 만들어졌다.

▲ 아스완(Aswan) 시내의 모습. 과거 피라미드를 비롯한 이집트 전역에서 발견되는 거대한 조각상을 만든 채석장이 운영되었고 현재는 대규모 관광도시로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