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동해바다가 만들어낸 냉동 일제차
- 흥미로운 이야기/나라 관련 정보
- 2021. 12. 30. 21:46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 Владивосток)는 거대한 국가 러시아의 극동에 위치한 도시이자 동해로 통하는 관문이다.
위치로 볼 때 지금 시기쯤이면 영하 10℃~20℃를 오가는 추위를 나타내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역시나 얼음왕국을 보는듯한 신비로운 광경이 연출되었다.
2021년 12월 27일 아침, 차량과 중장비를 수송하는 로로선(Ro-Ro Cargo Ship)인 '썬리오(Sun Rio)호'가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했다.
화물선박이 입항하는 것은 항구의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이날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는데, 썬리오 호의 갑판을 물론 선적된 혼다와 도요타 등 중고 일제차량들이 두꺼운 얼음과 눈으로 완전히 뒤덮인 것.
결빙된 차량들은 마치 생크림을 얇게 펴서 씌운듯한 모습으로, '자연'이라는 셰프가 만들어낸 디저트처럼 보였다.
심한 결빙에도 불구하고 차량은 하역을 마쳤으며,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썬리오 호의 선장 표트르 오시찬스키(Pyotr Osichansky)는 "온도가 영하로 급강하한 상황에서 거친 바다의 파도가 선상으로 튀면서 곧바로 얼어붙은 것으로 특별한 문제는 없으며 이런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별문제 없다는 선장의 주장과는 달리 이런 상황은 화물의 무게를 가중시키고, 이는 배가 전복사고를 당할 위험성도 함께 증가시킨다.
또한 차량에 덮인 얼음을 제거하고 하역하는 과정에서 뜨거운 물, 염화칼슘, 빠루(쇠지렛대), 소화전등을 이용하면서 차가 손상될 수 있는데 이 중 염화칼슘과 같은 화학물질은 안 그래도 중고차량인 차체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
심지어 꽁꽁 얼어붙은 차량의 유리가 운항 중에 깨지면서 찬 공기가 들어가 차량의 내부가 빙하기처럼 얼어붙어 손상된 모습도 공개되었다.
한편 겨울왕국의 한 장면을 연출한 썬리오 호는 파나마 국적으로 한국의 운항사인 두원상선㈜이 소유하고 있는 선박이다.
1991년에 건조되었으며 이전의 이름은 '오션퀸(Ocean Queen)호'였다. 최근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 도야마(富山)-한국 부산을 삼각형으로 잇는 노선을 오가는 임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