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이 6분을 잃어버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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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1. 2. 23:56
■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갈등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위치한 코소보는 한때 유고연방에 속해있었다. 연방이 해체되면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탈퇴했고 연방 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세르비아와 갈등이 생기면서 유고슬라비아 전쟁(1991~1999)이 발발했다.
이후 2008년 2월에는 코소보마저 독립을 선포한 상태지만 세르비아는 코소보만큼은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자치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두 국가의 갈등은 인종, 종교의 배경이 다른 것에서 비롯된다. 코소보는 세르비아에 속해있긴 했지만 주민의 90%가 알바니아계이고 종교도 이슬람교로 그리스 정교가 주를 이루는 세르비아와 섞일 수 없는 것이다.
■ 유럽의 시간이 느려진 에너지 분쟁
이런 양국 간의 분쟁으로 한때 유럽의 시계가 6분 정도 느려진 사건도 있었다.
이는 2018년 1월 중순 코소보가 생산된 전력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벌어진 일로,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에너지 시스템 균형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갈등으로 인해 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럽통합전력망의 전자기기들은 전력공급이 표준 주파수 50㎐를 유지할 만큼 공급되지 못하면 주파수가 떨어지고 시간이 느려지게 된다.
전력부족에 따라 유럽통합전력망 주파수는 49.996㎐까지 떨어졌으며, 결국 유럽송전시스템운영자네트워크(ENTSO-E)는 전자레인지, 중앙난방 타이머, 라디오등 전자제품의 시계 속도를 느리게 하는 초유의 대처를 단행하게 되었다.
당시 유럽통합전력망에는 유럽 25개국이 연결되어 있었으며, 이들 국가의 전자기기들은 주파수에 따라 시간이 동기화되고 있는 상태였다.
결국 전자기기의 시계 속도가 느려지면서 유럽인들은 362초, 약 6분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대 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시계는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2018년 4월 3일, 유럽송전시스템운영자네트워크(ENTSO-E)는 가입국들의 집단보상제도로 시간을 정상으로 회복시켰으며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에너지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두 국가의 갈등이 대륙 전체의 피해로 돌아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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