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뉴 숲에서 열린 1949년 파리 모터쇼

암울했던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나고 유럽 각국은 박람회와 미인대회, 패션쇼를 다시 시작하며 전쟁의 흔적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아래는 1949년 6월 23일, 프랑스 파리의 불로뉴 숲(Bois de Boulogne)에서 열린 콩쿠르 드 엘레강스(Concours d' Elegance). 흔히 '파리 모터쇼'라고 칭한다.

함께 포즈를 취한 여성들의 옷차림은 지금과 약간(?) 다르지만 초창기 레이싱걸들이 차와 함께 미모를 뽐내는 모습이다.

▲ 미국 자동차 업체 닷지(Dodge)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여성.

닷지는 192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으며 1920년대에 들어온 조선 최초의 택시와 구급차도 바로 이 닷지 모델이었다. 1929년 크라이슬러에 합병된 후 산하 브랜드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관련 글: 조선 최초의 구급차

▲ 차량의 운전석에서 포즈를 취한 여성. 현대의 레이싱걸과 비교하면 노출만 덜할 뿐, 미를 뽐내고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는 점에서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초창기 레이싱걸이다.

▲ 미국 자동차 업체 링컨(Lincoln) 앞에서 포즈를 취한 프랑스 여배우 시몬 발레르(Simone Valère, 1923~2010)

▲ 닷지 차량에 앉은 여성들과 프랑스 여배우 콜레트 리샤르(Colette Richard, 1924~2020).

들라예 145(Delahaye 145) 스포츠카와 드레스를 입은 여성.

들라예(Delahaye)는 1894년에 설립된 프랑스 자동차 업체로 수많은 경주대회에서 우승하며 명성을 쌓았지만 2차 대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종전 후 들라예는 재기를 노렸으나 결국 1954년 라이벌 업체 호치키스(Hotchkiss)에 매각되며 사라졌다.

들라예 145(Delahaye 145) 스포츠카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델. 당대의 인기 있는 모델과 여배우들을 기용했다는 점에서 분업화된 현대의 전문 레이싱걸들과는 차이가 있다.

들라예 사우치(Delahaye Saoutchi) 차량의 보닛에 앉아서 포즈를 취하는 여성들.

심카 8 스포트(Simca 8 Sport) 차량과 정장을 입은 여성.

심카(Simca)는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설립한 프랑스 자동차 업체로 1970년 크라이슬러를 거쳐 푸조-시트로엥 그룹(PSA 그룹, Peugeot Citroën)에 매각되었다.


▲ 프랑스 가수 조세핀 베이커(Josephine baker, 1906~1975)가 프랑스 전통복장을 입고 트랙터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는 2차 대전 중 프랑스 레지스탕스로 활약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이력의 소유자로 지난 2021년 11월 30일, 위인들이 잠들어 있는 파리 카르티에 라탱(Quartier latin)에 위치한 국립묘지 '팡테옹(Panthéon)'에 이장되었다. 이는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의 사례이며, 프랑스 여성 최초로 이곳에 안장된 위인은 과학자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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