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가장 싫어하는 여배우, 야스미나 알리(Yasmeena Ali)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인 탈레반은 국가의 영화산업 자체를 없애려는 시도를 한적도 있다. 즉 모든 영화배우를 싫어하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혐오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아마도 야스미나 알리(Yasmeena Ali)일 것이다.

야스미나 알리라는 배우가 탈레반을 비난하는 영화를 촬영하기라도 한 것일까.

사실 그녀는 성인영화에 출연하는 유일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여배우이기 때문이다.

이름: 야스미나 알리(Yasmeena Ali)
본명: 카디자 패트만(Khadija Patman)
생년월일: 1993년 12월 1일
출생지: 아프가니스탄, 카불
신장: 150cm
국적: 영국
종교: 유대교(과거 이슬람교)

■ 조국과 가정으로부터의 탈출

1990년대에 탈레반이 처음으로 정권을 장악했을 때 수도 카불에 살고 있던 야스미나는 9세의 어린아이였다.

영국군과 미군의 통역가로 일한 아버지는 신변이 위태롭다는 이유로 영국정부로부터 망명 허가를 받아내 가족 모두가 이주하는 데 성공했고, 야스미나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아프가니스탄계 영국인이 되었다.

▲ 야스미나 알리(Yasmeena Ali)

성인이 되어가면서 야스미나는 자유를 찾아 기껏 서구사회로 탈출을 하고도 현대적이고 문명화된, 그리고 세속적인 모든 것을 싫어하게 만들려는 부모님의 교육에 의문과 분노를 가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아프가니스탄 난민가정은 해외로 탈출하고도 여전히 이슬람 전통문화를 고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야스미나의 가정 역시 그런 케이스였던 것이다. 일전에 다루었던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슈퍼모델 조흐레 에스마엘리도 같은 고민을 겪었던 사연이 있다.

- 관련 글: 아프가니스탄 최초, 유일한 슈퍼모델 조흐레 에스마엘리(Zohre Esmaeli)

이대로 가면 야스미나는 한 남성의 '소유'가 되어 이슬람 전통방식대로 살아갈 미래가 닥칠 것이 뻔했다. 19살의 그녀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 무슬림 여성으로 사는 미래에서 도망친 야스미나 알리

그때 운이 좋게도(?) 한 유대인 남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무슬림 가정에서 받아들일 리가 만무한 사윗감을 가족들이 반대하자 야스미나는 곧바로 런던 세인트판크라스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향했다.

그녀는 자유와 사랑을 얻기 위해 가족과 오랫동안 믿어왔던 종교를 버리기로 결심했고, 그날 이후 후회나 뒤를 돌아본 적이 없다.


■ 성인영화계로의 투신과 살해위협

야스미나 알리의 남자친구 데이비드 코헨(David Cohen)은 누드사진작가였는데, 훗날 부부가 된 이 커플은 에로틱한 사진을 찍어 성인영화계에 투고했다.

야스미나의 출신지와 종교배경은 업계에서는 희귀종이었기에 그녀는 이를 무기로 성인영화배우로 데뷔하게 되는데, 당시 무슬림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히잡을 쓰고 출연하면서 무슬림들에게 살해위협을 당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 아프간 사람들은 그녀가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비밀리에 일하는 유대인 요원이라고 주장한다.

분노는 이름 모를 무슬림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독실한 무슬림으로 키운 딸이 유대교로 개종한 것으로도 모자라 성인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연락을 끊은 아버지의 분노까지 불러일으킨 것이다.

2019년에는 두 명의 아프가니스탄 남성들이 슬로바키아에 있는 여성을 납치해 '명예살인'을 시도하려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는 타깃이었던 여성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몇 년 후 야스미나는 인터뷰를 통해 이 사건의 당사자가 본인임을 고백했다.

▲ 야스미나 알리 납치시도를 하다 체포된 범인들. 오른쪽이 그녀의 부친 모하메드 패트만(Mohammed Patman)이다.

이로써 야스미나 알리는 이슬람은 물론 가족과의 관계도 완전히 끊어지게 되었다.

■ 성인영화배우가 여성인권운동가로

탈레반 정권이 야스미나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적은 없지만, 여러 언론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성인영화배우'로 오르내렸기에 그녀는 비공식 0순위 테러 대상이다.

▲ 영국을 떠나 유럽 어딘가에 살고 있는 야스미나 알리

일반적으로 성인영화배우라면 대중들에게 크게 이름은 알려지지 않고 반짝 활동하다 잊히는 게 수순이지만 워낙 여성인권이 바닥을 치는 이슬람, 그중에서도 최악으로 분류되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기에 그녀는 여성인권운동가의 길을 걷고 있다.

▲ 본업 외에 여성인권 활동가로 소개한 SNS 프로필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지배와 명령에 따라 살았던 야스미나 알리는 하고 싶은 대로 살기로 결심했지만, 탈레반 정권이 가장 혐오하는 직업을 택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에게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큰 힘을 갖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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