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후의 노예제 국가



올해는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선언' 을 공표(1863.1.1)한지 1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선언으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현시대에 우리가 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국가 모리타니에는 여전히 노예신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리타니 위치>


물론, 모리타니 정부는 1981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노예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노예제도는 모리타니 국가내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존재자체를 부인합니다

정부는 숨기기에 급급했고 인권단체에서 노예를 구출하고 돕게 되면 체포되는 사안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노예제 공식폐지년도인 1981년부터 2007년까지 노예 소유주 누구도 기소된 바 없었으며 2007년에 와서야 1건이 처음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인구 : 340만명


노예 비율 : 34만명~68만명(10~20%)


공식적인 노예폐지 : 1981년


농사가능한 토지 : 전국토의 0.2%


언어 : 아랍어, 프랑스어, 지역 토착어(풀라니어, 소닝케어, 월로프어)


종교 : 수니파 이슬람교


문맹율 : 49%


인구밀도 : 1제곱킬로미터당 3명


1인당 GDP : 2,200달러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사는 빈민층 비율 : 44%





- 모리타니 사회 구성원


- 백인계 무어족

북 아프리카에서 온 베르베르족과 원주민 흑인과의 혼혈을 백인계 무어족이라고 칭합니다

이들은 오랜 지배로 인해 모리타니의 상류층을 구성하고 있으며 노예 소유주들입니다

대부분은 노예들보다 부유하지만 빈국인 모리타니 사정상 빈곤층도 많습니다


- 흑인계 무어족


대부분의 노예들로 원래 사하라 이남에서 잡혀와 혼혈이 되거나 노예로 흘러들어온 계층입니다


- 아프리카계 흑인


피부색으로는 흑인계 무어족과 흡사하나 아프리카 각국의 부족들에서 온 민족들로 노예들은 아니며 문화와 종교, 언어적으로도 완전히 다릅니다 


-Haratine


'해방된 노예들' 을 지칭하는 단어로 노예나 노예계층이었던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많은 Haratine들은 여전히 노예에 속해있기도 하며 노예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차별의 대상입니다

 



- 노예제도가 여전히 번성하는 이유


 

-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위에서 말했듯이 모리타니 정부는 공식적으로 노예제도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모리타니의 모든 국민은 자유로우며 당연히 노예는 없다" 는 것이 공식반응입니다

감추는데 급급하고 조사하지 않는 이상 노예제도의 진정한 폐지는 요원할 것입니다



- 지리적 상황

모리타니는 거대한 사하라사막을 가진 인구밀도가 현저히 낮은 국가입니다

오죽하면 알 카에다가 모리타니에 은신처를 마련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심지어 전 국민의 80%가 유목 생활을 하는 환경에서 광활한 사막을 돌아다니며 노예를 일일이 조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국가적인 가난

모리타니인들의 44%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빈곤층입니다

노예들은 물론이고 노예소유자들 역시 무학력과 문맹인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경우 인권과 자유에 대한 개념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종교적 신념

많은 종교들이 현세의 신분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것을 덕목으로 여깁니다

근대의 종교들은 왕족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하류계층들의 충성을 얻어내고자 신을 가장해 믿음을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리타니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공공연히 천국에 가려면 현재의 신분에서 묵묵히 살아가야 한다는 믿음을 설파했습니다



- 인종차별

모리타니의 계층은 백인계 무어인이 지배계층으로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수백년간의 대물림으로 인해 이 계층구조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교육의 부재

놀라운 것은 모리타니의 노예들 스스로 노예신분을 대물림한다는 것입니다

노예들은 자녀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주인이 눈앞에서 자식을 때리거나 강간하거나 죽인다 하더라도 쳐다보기만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은 부지기수입니다



또 많은 노예들은 주인에게서 자유로워질 경우 사회적 지위를 잃는것을 두려워합니다

특히 부유층의 노예들은 자신이 '부자의 노예' 라는 좋은(?)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노예마을에서 주인도 없는데 노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위계급의 사람이 일을 시키면 무보수로 일을 강요당하기도 하지만, 전혀 반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 자신들은 태어날때부터 노예이기 때문이며, 스스로를 풀이나 돌처럼 원래 땅에 굴러다니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노예인권단체 'SOS 노예' 의 탄생


<노예제 폐지 운동가 압델 나세르>


지금은 노예제폐지 운동가가 된 압델 나세르는 7살의 성인식 행사에서 '원하는 것을 뭐든지 고르라' 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염소나 돈을 가지기를 거부하고 조그만 노예 아이를 선택했습니다

당시에는 마치 새 장난감이 생긴 것처럼 기뻐했던 그는 지금와서는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는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압델은 노예에게 친절했고 때린적이 없었지만, 당연히 낙타나 염소와 함께 잠을 재웠습니다 

가족들은 사막의 우기에 텐트가 물에 잠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예들로 하여금 밤새도록 텐트 밖에서 물고랑을 파며 밤을 새게 하였습니다 

그는 지금도 일교차가 큰 사막의 밤에 떨어지는 비를 맞으면서 밤을 지새우던 노예들이 덜덜 떨며 부딪치던 이빨 소리가 악몽처럼 귀에 들려 온다고 합니다

이런 압델의 인생을 바꾼 것은 교육의 힘이었습니다
그는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난 모리타니의 수도 누악쇼트의 프랑스문화원 도서관의 책에서 어떤 구절을 읽게 되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압델은 이 구절을 읽고 또 읽으며 입속에서 되뇌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말이 모리타니의 문화를 비하하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지만 불씨는 마음속에서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노예들을 해방시켜주고자 고향의 텐트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압델은 자유를 선사한 뒤 노예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자유민이 되고 싶어하지도 않았으며, 애초에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런 그를 본 어머니는 노예들은 돌봐줄 주인이 필요하고 그것이 자연의 순리이니 바보같은 짓을 그만두라고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신념은 커져만 갔고 그가 소유한 노예들의 인권이 자신의 가치와 다를 바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1995년, 압델은 'SOS 노예' 라는 노예제 폐지 단체를 결성했고 현재 이 단체는 노예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모리타니의 거대 단체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노력으로 2007년, 모리타니는 노예소유주를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최초로 노예소유주를 기소하였습니다
이들에게는 법적으로 최대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무지와 가난을 근본부터 없애기 위한 돌파구인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교육' 입니다 
노예들이 주인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해방되었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가해질 사회적인 차별과 멸시입니다
또한 폭력의 위협때문에 강제로 사로잡혀 있는 노예들도 있지만 어릴때부터 노예로 살아온 탓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인을 섬기며 사는 노예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노예생활을 벗어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독립해보지 않은 이들은 살아갈 방법이 없으며 어쩌면 그들을 해방시켜준 사람들을 원망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결국 많은 노예들이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노예 마을을 형성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학대받는 땅'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위의 문장은 모리타니를 부르는 수식어로 영원히 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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