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 이야기들 ㊺ 타잔과 치타
- 타임캡슐/낡은 사진과 신문
- 2022. 7. 18. 23:00
장수한 침팬지 '치타'
미국의 수영선수 조니 와이즈뮬러(Johnny Weissmuller)는 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전설적인 수영선수였지만 은퇴 후 영화배우로 맡은 밀림의 왕자 '타잔(Tarzan)'역할로 더욱 유명하다.
역대 최고의 타잔으로 꼽히는 그는 유언으로 장례식에서 관이 내려질 때 자신이 개발한 '타잔의 외침(링크)'을 재생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이 역할은 본인 그 자체였다.
와이즈뮬러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침팬지 '치타(Cheeta)'였다.
보통 침팬지의 수명은 30~40년 남짓인데, 놀랍게도 그와 영화를 함께 찍은 치타는 거의 두배 가까운 80년(1931~2011)을 살다가 심부전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이후 타잔 영화와 관계된 일부 인사들이 '영화에 나온 치타는 이미 오래전에 숨졌다'고 주장하면서 진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실 관계자들의 주장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본인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치타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는 것.
타잔 시리즈에 나온 침팬지는 총 20마리였는데, 촬영에 앞서 여러 마리가 대기하고 있다가 나무를 잘 탄다거나 특정한 재능이 필요한 장면에 각각 다른 침팬지가 투입되었다. 80세로 사망한 치타의 이름은 '마이크(Cheetah-Mike)'였다.
이 침팬지 전부를 직접 사육하지 않는 한 소품이나 출연자를 담당한 관계자라고 해도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
와이즈뮬러가 출연한 타잔 시리즈만 해도 16년간(1932~1948) 12편이었다. 즉 자기가 제작진으로 몸을 담고 있던 시절의 침팬지만을 치타로 인지한 경우 다른 침팬지는 가짜라는 오해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80세로 사망한 치타는 와이즈뮬러의 타잔에 출연한 여러 마리 중 한 마리가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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