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사랑한 작가들 - 3, 찰스 디킨스

'고양이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라는 말을 남긴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

디킨스의 고양이 사랑은 당시 대단히 정평이 나있었다고 하는데, 특히 그가 사랑한 고양이 '밥(Bob)'은 디킨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램프의 불을 앞발로 쳐서 끄는가 하면 디킨스가 정원을 손질할 때는 언제나 옆에 앉아서 일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았다고 한다.

이런 밥이 죽었을 때 디킨스가 큰 슬픔에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찰스 디킨스》

1862년 밥이 죽자 망연자실한 디킨스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조금 섬뜩하기도 한 방법으로 밥을 추모했다.
바로 고양이의 앞발 하나를 잘라 박제로 만들어 편지 개봉용 칼의 장식으로 붙인 것.

《편지 오프너》

칼에는 「CD In Memory of Bob 1862/ 1862년 밥을 추모하며 CD(Charles Dickens)」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놀라운 일이지만 빅토리아 시대에는 죽은 애완동물을 박제로 만들어 보존하는 것은 흔히 유행하던 모습이었다.

당시 사람들의 생각은 이러했다.
애완동물은 인간보다 몇 배나 수명이 짧고 아무리 깊은 애정을 준다 해도 죽어서 매장하고 나면 다른 애완동물로 대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얼마 후 잊혀 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기에 일생동안 한 주인만을 바라본 애완동물을 박제로 만들어 주인의 곁에서 기억되면서 남은 인생을 함께 보내게 하는 것이야말로 그 동물의 충실했던 삶에 대한 보상이라는 것.

《디킨스는 그의 '말하는 까마귀' 『그립』도 박제로 만들었다》

일견 잔인해 보이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라는 말처럼 쉽게 망각하기 마련인 현실에서 착안된 모습인 듯하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은 이해를 한다 해도 동물에게도 자유롭고 평안을 누리는 안식은 필요하다.
언제까지고 인간의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애완동물을 소유물이나 다름없게 보는 셈이 아닐까.

결국 디킨스는 영면에 들었지만 밥(의 발)은 박제가 되어 현재까지도 뉴욕 공립도서관에 전시되고 있다.

어쨌든 디킨스의 편지 개봉용 칼은 소설가인 그가 밥의 발을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을 머무는 책상 위 물건의 장식으로 만든 것에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

 

- 최초등록: 2013.03.20.
- 최종수정: 2021.03.11.

댓글(3)

  • eratho
    2013.03.21 20:38

    어우...... 좀 그러네요. 애정이 아니라 집착인듯.

    • 2013.03.24 20:19 신고

      아무래도 좀 그렇죠. 이런거 보면 21세기의 자연스러운 행동들도 23세기쯤 가면 엽기로 보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 HHH
    2014.10.04 02:01

    약간 섬짓하면서도, 이해가 됩니다.
    /
    그런데 말하는 까마귀라니 . . . . 이게 더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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