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멸종을 택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부족



'키 작은 부족' 하면 흔히 떠오르는 부족은 아프리카의 '피그미(Pygmies)'일 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작은 부족이 미얀마 북부의 히말라야 산기슭에 존재합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트릉족(영문명 타론)' 들은 평균 신장이 140cm에 불과합니다(피그미 150cm)

1800년대 후반, 주변 부족과의 충돌과 노예로 잡혀가는 것을 피하고자 협곡으로 숨어들어온 이들은 고립된 환경속에서 부족간의 결혼이 문화로 자리잡았고 결국 심각한 유전적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콩고의 피그미족도 주변의 키큰 부족들 틈에 고립된 결과가 단신의 유전자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두 부족의 특성은 매우 비슷합니다



20세기 초, 프랭크 워드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된 이들은 1990년대에는 앨런 라비노비츠 박사가, 2000년대에는 크리스천 클리거, 리처드 피셔등이 차례로 방문하여 트릉족에 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자연이 실패한 실험 중 하나』라는 말을 남긴 최초 발견자 프랭크 워드>


1960년대, 미얀마의 연구팀들이 순수 트릉족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에게 크레틴병(cretinism), 정신지체, 갑상선종 외 다수의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작아진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그들 특유의 소식 문화,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 그리고 협곡을 건너다니기 위해서는 작은 체구의 몸집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라비노비츠 박사와 다위>


1997년, 앨런 라비노비츠 박사팀이 트릉족을 방문했을때는 부족민의 수가 가장 젊은 39세의 『다위(Dawi)』 를 포함해 여덟명으로 줄어있었습니다 (최초 발견시 150여명) 


<최후의 트릉족 다위(Dawi)>


이처럼 멸종이 우려될 정도로 심각하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이 멸종이 '그들 스스로 선택한 길' 이라는 점입니다

언젠가부터 트릉족의 아기들은 기존 부족민들보다 더욱 심각한 선천적기형을 지니고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부족의 원로들은 더이상의 불행한 생명의 탄생을 막아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부족민들로 하여금 아이를 가지는 것을 금지할 것과 심지어 결혼까지 금지시켰습니다


다위 역시 어렸을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너는 결혼해서도 안되며 자식도 가져서는 안된다" 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합니다


<클리거 박사와 최후의 트릉족들>


2003년, 크리스천 클리거 박사팀이 트롱족 마을을 방문하여 45세가 된 다위(Dawi)를 만났을 때는 그를 포함해 불과 다섯의 순수 트릉족만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클리거 박사팀은 중국, 티벳과 접한 국경근처에 트릉족의 조상들이 사는것 같다는 이야기를 그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간 중국 서부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개방이후 연구가 이루어지며 소수부족들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것입니다


<두룽족 여인들의 문신풍습, 다위에게는 다행히도 1966년 이후로 중단된 풍습>


2009년, 리처드 피셔 박사의 연구팀은 트릉족을 방문해 중국의 두룽지앙(Dulongjiang)계곡에 사는 두룽족(独龙族)이 그들의 조상임을 알렸습니다

부족의 이름인 「트릉」 도 「두룽」 에서 변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리처드 피셔박사와 트릉족>


트릉족의 멸종은 기정사실이 되었지만, 최후의 트릉족 다위에게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사실, 다위는 결혼하기에는 매우 늦은 나이인데다가 극도로 가난하기까지하고 이주하기에는 환경과 언어적인 제약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와 성공여부를 떠나 '희망'이 생겼다는 자체만으로 그의 삶은 변했습니다

현재 피셔박사의 연구팀은 다위에게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찾아주고자 하는 인도주의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위와 타부족 처자>


그동안 다위의 미래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부족의 일원으로 외롭게 홀로 죽어가는 것

그런 상황은 처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조차 힘든데요

트릉족을 통해 우리에게 '알 수 없는 미래' 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삶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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