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지역: 체르노빌

사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이 더 큰 것은 체르노빌보다는 원전 계획도시였던 프리피야티였다.

과거 구소련은 원자력발전소와 함께 2km 떨어진 곳에 「프리피야티」라는 원자력 도시를 함께 계획했다.
《안전한 원자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계획적으로 설계된 프리피야티는 발전소의 직원 가족들을 포함하여 인구 49,000명의 도시로 급성장했다.

 

당시에는 이름이 없는 급조한 도시였고, 1972년에 가서야 도시의 명칭을 근처에 흐르는 프리피야티 강의 이름을 따서 짓게 된다. '체르노빌'이라는 이름은 건설이 시작된 기차역의 이름을 따서 붙인 명칭이었다.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촬영된 체르노빌 원전(1997)》

실제 체르노빌은 프리피야티보다 체르노빌 원전에서 더 먼 12km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의 이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체르노빌과 프리피야티는 같은 지명으로 통용되는 느낌이다.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4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당시 체르노빌 원전 4호기》

이 사고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로 기록되었으며 56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이후 20만 명의 시민들이 방사능에 피폭된 결과 25,000명이 추가로 사망하였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현재까지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피해받거나 받고 있는 인구는 9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 36시간이 지나서야 소련 정부는 발전소 반경 30km를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심지어 소련 정부는 모든 정보를 은폐하려고 했으나 자연방사선량이 갑자기 급증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스웨덴 정부의 해명 요구가 이어지자 그제야 폭발사고를 인정한 것이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져서 약 122만 평에 달하는 숲이 방사능으로 인해 말라죽어버리자 뒤늦게 소련은 과감한 조치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이 도시를 비우자 '청산인'으로 불리는 사람들과 군대를 투입하여 모든 나무를 벌목하였고, 동물의 털이 방사능 물질을 쉽게 전파시킨다는 우려로 가축은 도살하고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까지 사냥꾼을 투입하여 사살하는 절차를 밟았다. 또한 피폭된 주변지역을 기계로 평탄화 시킨 다음 화학물질을 살포한 결과, 도시는 마치 달 표면처럼 황무지로 바뀌어버렸다.

 

《프리피야티 놀이공원》

낙진이 쌓여 오염된 토양의 표면층은 걷어내어 도시 곳곳에 파묻거나 멀리 이동시켰다고 하는데, 현재까지도 당시 오염물질들이 처리된 곳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프리피야티는 사람이 살지 않는 이른바 '유령도시'가 되었으며 전문가들은 방사능 위험이 사라지려면 최소 2만 5천 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하고 있다. (관련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전과 현재)

 

하지만 현재 프리피야티의 자연은 서서히 다시 살아나 오랫동안 버려진 마을과 농지를 문명이 들어오기 전의 모습으로 복원하였고, 도로와 건물은 나무와 풀에 의해 삼켜지고 있다.
자연의 힘이 발휘되어 독성 입자의 일부를 제거하고 있으며 짧은 반감기를 가진 동위원소는 이미 사라졌고, 오랜 반감기를 가진 동위원소들도 서서히 땅에 침출 되거나 바람과 새, 곤충에 의해 분산되고 있다.

 

더불어 2000년대 초부터 동물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곰의 발자국이 발견되는가 하면, 유령도시의 거리를 돌아다니는 늑대와 멧돼지도 출현했다.

 

《원전 근처의 늑대들》

2005년에는 사육과정에서 프리피야티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야생마 프셰발스키(Przewalski) 21마리가 6년 만에 무려 64마리로 불어나 있었고, 최근에는 버려진 젖소들이 야생화하여 물소처럼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이 관찰되었다.

 

《프셰발스키와 야생(?)젖소》

또한 프리피야티 숲에 서식하는 붉은여우 사이먼은 눈에 띄는 애교로 체르노빌 방문객들에게는 유명인사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프리피야티의 여우 '사이먼'》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살 수 없는이라는 조건이 동물들에게 있어서는 최적의 조건이 되었고, 방사능 사고가 인간과 살충제와 자동차를 몰아내고 체르노빌이라는 거대한 국립공원을 마련해 준 셈이다.

'멸종 위기종이 있는 곳에 핵 폐기물을 매장하여 자연을 구하자'는 황당한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릴 정도로 자연에게는 인간이 가장 생존에 위협이 되는 존재였던 것이다.

댓글(19)

  • 백송이
    2013.03.30 10:07

    자연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체르노빌이 단순한 비극의 공간이 아닌 자연의 위대한 포용력과 치유의 상징이 되길 바랍니다.

    • 2013.03.31 16:12 신고

      신이 있다면 자연의 힘 그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 eratho
    2013.03.30 19:37

    우와~~

  • dfe
    2013.04.06 18:20

    그런데, 하나 걱정되는것이..
    체르노빌 지역에 아직도 방사능수치가 높게 나오는데
    그 동물들이 이리저리 옮겨다닐 경우가 우려되네요.

    86년 폭발당시에는
    체르노빌 지역의 동물을 전원 사살시킨걸로 알고있는데..

    • 2013.04.07 22:27 신고

      그렇지 않아도 멀리떨어진 지역까지 자연량이상으로 방사능에 피폭된 동물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많은 우려와 논쟁이 오고가는 진행형 사건이고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 ysd
    2013.04.15 17:57

    남북전쟁시 이것 보다 더심한 상황이 될것이다. 그러니 전쟁하지말자고 어차피 전쟁하면 죽는건 일반서민들이다

  • 은빛가호
    2013.05.19 16:46

    인간이 얼마나 과욕에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인지 누구든지 다 알고 있죠. 인간이 멸종시킨 동물들이 수많은데 원자로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무기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기도 한 양날의 검이죠. 어떻게 되었든 인간은 자연의 위대한 힘에 적응하면서 살아가야한다는걸 27년 전에 증명해주었죠. 체르노빌은 안타까운 곳이죠. 인간의 실수 때문에 이런 오염의 장소를 만들어낸거죠.

  • 2013.07.25 08:00

    방금 최악의 원자력사고 대상이 바꼇습니다 ㅋㅋㅋ 일본 후쿠시마 원전
    50만년 지나야 복구된답니다 ㅅㄱ

    • wocndwjs
      2013.07.25 10:23

      ㄴㄴ 그나마 일본은 인터넷과 보도가 발전한 현대에 그나마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난 사고라 끔찍하긴 해도 추적과 감시는 가능함..근데 체르노빌은 공산주의 국가인 구소련에서 일어나서 사고당시 쉬쉬하고 주변국들이 의심하니 그제서야 밝혔고, 폐기물 묻은 자리는 어딘지도 모름..게다가 어딘가로 존나게 퍼날랐다는것

    • 아님
      2013.07.25 12:35

      최악의 사고는 체르노빌임 당연
      아직까지도 기형에 만성질환이 나오고잇으며 평균수명이 20년가량 낮아진 지역. 물론 일본이 해양지역이라 해양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수는 없으나 체르노빌은 내륙지방이라 숲도 완전히 파괴됫고 동물들도 즉사. 지금 동물들이 많이 살아가고잇다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일뿐... 후쿠시마는 아직 살아가고잇는사람있음. 또 50만년은 한번 누출된 방사능이 완전히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이니까 후쿠시마가 50만년후에 원상복귀된단것이 아님.실제로 100년정도지나면 체르노빌처럼 후쿠시마 유령도시가 형성될수도잇음

    • 2013.07.25 13:49

      그렇죠.. 원전사고자체가 추측불가죠..
      10년뒤도 모르는데 50만년? 그냥 '악몽같은 재해' 라는 의미의 수식어라고 보면됨

  • 아님님
    2013.08.30 00:05

    아님님 그건 헛소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체르노빌의 20배 이상입니다. 체르노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예요.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체르노빌보다 괜찮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원래 방사능이라는 게 피폭된다고 당장 죽는 게 아니예요. 이제 약 2년 반 정도 지났죠? 8년만 더 기다려 보세요. 일본의 인구 수가 얼마나 줄어들지.

    • 아님님
      2013.08.30 02:51

      게다가 후쿠시마는 물론 일본 전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된지 오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에서 국민들의 이주를 막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후쿠시마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것 뿐이예요. 체르노빌은 빠른 수습으로 멜트 쓰루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멜트 다운, 멜트 쓰루에 이어 지금 차이나 신드롬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차이나 신드롬은 원전 사고 중 최악의 상황이지요.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힘을 합쳐도 이게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알 수 없는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세계 전례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저 일본의 언론이 부정하고 있을 뿐이예요.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더 자세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후쿠시마는 최악의 최악의 최악의 최악 중 최악의 사태입니다.

    • nc
      2013.08.30 15:44

      옛날 체르노빌 사고 났을때도 지구멸망하는줄 알았습니다
      물론 피해는 어마어마하겠지만, 그 정도의 피해라면 한국도 남아나지 못하겠죠

    • ㅇㅇ
      2015.06.01 15:38

      네 다음 4년 반 지났는데 멀쩡

  • 안군
    2013.09.05 06:00

    일본도 머지 않았습니다.

    • 머리는차갑게
      2013.09.05 11:04

      일본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길 호소하고 반성을 요구하는것은 국민정서상 당연한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일본이 완전히 침몰하기를 바라고 멸망의 길로 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걸 보면 너무 감정적인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객관적으로도 일본이 망하거나 사라지거나 경제가 침몰한다면 세계경제의 침체가 올뿐더러 한국도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경제뿐 아니라 군사안보적으로도 문제가 생기구요.
      방사능문제만 해도 여러대책들이 잘 수립해서 극복해내기를 바래야할 문제이지, 멀리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한국이 방사능이 큰 문제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뉘앙스를 드러내는 분들이 너무 많아보이네요

  • ㅇㅁㅇ
    2013.10.09 00:18

    머리는차갑게 님 공감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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