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도 여왕개미가 될 수 있는《점프개미》



개미사회는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구성된 집단입니다
다른 개미들이 노동을 하고 경계를 서는 등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는 동안 여왕개미는 알을 낳아 미래의 일꾼을 생산하는 것이 흔히 알려진 개미사회의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뉴욕의과대학의 생화학교수 대니 레인버그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는 이런 개미들 중 '점프 개미' 라는 종의 여왕개미와 일개미의 유전자가 완벽히 일치하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말은 여왕개미의 자리를 일개미가 언제든지 대신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알고보니 내가 재벌의 숨겨진 아들' 같은 막장드라마에서 흔히 취급하는 인생반전 줄거리가 연상되네요



외형상 얼핏봐도 여왕개미는 비천한(?) 일개미와는 다른 고귀한 태생인것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점프개미의 여왕개미가 사고로 죽게되면, 무리의 일개미 한마리가 여왕으로 선택됩니다
한낱 일개미가 "새 여왕" 으로 임명되면 놀랍게도 여왕개미처럼 큰 크기로 성장하고 알을 낳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꾼으로 살아있을때보다 수명도 10배로 길어집니다


보통의 개미집단이 수천, 수만마리로 이루어져서 여왕개미가 죽으면 전체가 괴멸하는데 반해, 점프개미가 이런 독특한 대체시스템을 발현하게 된것은 그들의 개체수가 50여마리에 불과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많은 사병들을 거느린 개미집단의 여왕개미는 더 안전하게 보호받겠지만 적은 개체수의 개미집단은 언제라도 돌발상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니 레인버그는 점프개미의 일개미가 후천적으로 수명이 길어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여왕개미는 염색체의 말단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효소인 텔로메라제(telomerase)를 만드는 유전자와 SIRT1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등 2개의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면서 수명이 길어지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텔로미어 발견 업적으로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


이 두 유전자는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존재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점프개미의 유전자 프로세스를 이해함으로서 노화를 지연시키고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왕개미의 부재를 일개미가 대체하는 점프개미의 생태도 신기하지만 조그만 개미를 통해 노화와 질병의 비밀을 찾아내는 과학자들의 연구도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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