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사랑한 작가들 - 5, 루시 모드 몽고메리

캐나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는 모친을 여의고 조부모에게 양육되던 어린 시절을 소재로 쓴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으로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고양이를 벗 삼아 자랐고 기르던 고양이가 죽으면서 죽음을 알게 되었으며, 어쩌다 집을 멀리 떠날 때면 애완 고양이를 몹시 그리워하는 애묘인이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캐나다 퀸스 프린스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 중북부 해안의 캐번디쉬(Cavendish)는 '빨간 머리 앤'의 무대가 된 곳으로 그곳에 있는 몽고메리의 사촌의 집이었던 그린 게이블스는 현재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 건물의 내부에는 몽고메리가 쓴 책들의 초판본과 10대 소녀시절에 만들었던 스크랩북이 전시되어 있다.

《그린 게이블스》

소녀감성으로 꽃이나 잡지 속의 예쁜 사진을 오려내 붙인 와중에 애묘인답게 귀여운 고양이의 사진도 스크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생전에 몽고메리는 항상 세 마리 정도의 고양이를 늘 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크랩 목록에서 볼 수 있는 부츠 속의 고양이》

그린 게이블스 근처에 있는 몽고메리 박물관 2층에는 현재 그녀의 증손자가 거주하고 있는데, 몽고메리의 자손이라 그런지 그도 고양이를 기르고 있으며, 그 고양이는 박물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살고 있다.

《몽고메리 박물관의 고양이》

또한 그녀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 속에는 고양이가 그려진 몽고메리의 독특한 서명을 볼 수 있다. 이 서명은 아무에게나 쓰는 것이 아니라 특히 절친한 지인들에게만 보내는 편지에 사용했던 서명이라고 한다.

《몽고메리의 고양이 서명》

이처럼 고양이를 좋아한 몽고메리는 그중에서도 '대피(Daffy)'라는 이름의 회색 줄무늬 고양이를 사랑했다.

사실 대피는 쓰레기장에서 죽어가던 조그만 새끼 길고양이였다. 하지만 몽고메리가 주워온 뒤 '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몽고메리가 글을 쓰는 동안 대피는 언제나 옆에 함께 앉아 있었고 사진을 찍으러 외출하면 함께 나갔으며, 어쩌다 그녀가 먼 교외로 볼일이 있어 나갈 때면 언제나 문 앞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Lucy Maud and the Cavendish Cat. Lynn Manuel 1997》

이런 대피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결국 몽고메리는 결혼 후 온타리오주로 이사할 때도 온갖 방법을 강구해서 대피를 기어코 배에 싣고 갔을 정도였다.(당시에는 캐나다에서도 동물을 여객선에 싣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어느 날 대피가 책상 아래의 원고 더미에 누워서 나오려고 하지 않은 일이 있었다.
아무리 부르고 먹이로 유혹해도 나오지 않자 결국 몽고메리는 이 귀찮은 녀석을 잡고 팔로 들어 올렸다. 그 순간 고양이가 깔고 누웠던 원고가 몽고메리의 눈에 띄었다.

그것은 오래전에 써두고는 깜빡 잊고 있었던 작품으로, 몽고메리는 원고가 더 망가지기 전에 즉시 출판사에 보냈고 얼마 후 책으로 출판이 결정되었다. 이 원고의 제목은 바로 '빨간 머리 앤'이었고 몽고메리의 첫 번째 성공작이 되었다.

《일본 애니로도 제작된 빨간머리앤》

몽고메리가 남긴 고양이에 대한 문구를 통해 그녀의 대피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가늠할 수 있다.


"The only true animal is a cat, and the only true cat is a grey cat"
"진정한 동물은 고양이, 그리고 진정한 고양이는 회색 고양이"

《은혜갚은 고양이 대피》

대피는 오랫동안 몽고메리 덕분에 행복했고, 대피 역시 몽고메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최고의 고양이였다.

- 최초등록: 2013.04.05.
- 최종수정: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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