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견 저지(Judge)의 마지막 여정

2015년 2월 20일,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뎃퍼드(West Deptford)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올해 9세로 현역에서 물러난 경찰견 저지(Judge)를 위한 공식은퇴식이었다.


이 자리에는 90명 이상의 지역경찰관들과 12마리 이상의 K-9 경찰견(특수훈련을 받은 경호견)들이 고속도로에서부터 나와 성프란치스꼬 동물병원 정문 앞까지 도열했다.



저먼 셰퍼드 저지의 경력은 '영웅'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았다.

2007년부터 파트너인 마이크 프랭크와 마약탐지, 추적, 경호등의 임무를 맡은 저지는 범죄자 152명을 체포하고 현금 47,000달러를 몰수하는 공로를 세웠고, 때로는 지역봉사활동에 나가 많은 어린이, 노인들과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일선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우던 저지에게 고난이 닥쳐왔다. 치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저지는 2013년 8월 어쩔 수 없이 현역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저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2014년 6월, 저지에게 구토와 탈모를 동반한 복부팽창증상이 나타났다. 병명은 쿠싱증후군이었다.

2014년 9월에는 코피까지 흘리기 시작했지만 병원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11월 7일이 되자 저지는 장폐색 증상과 더불어 간과 고환에 종양이 발견되었고 몸은 급속도로 쇠약해졌다.


결국 펜실베니아 동물병원에 입원한 저지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1만 달러에 달하는 치료비가 관건이었다. 경찰견에 대한 의료비는 고작 연간 300달러가 지원될 뿐이었다.

이때 영웅을 위한 기적이 일어났다. 11월 12일 수요일부터 시작된 저지를 위한 지역주민들의 치료비 모금은 불과 반나절만인 오후 8시 30분에 9,245 달러에 도달했다. 금요일 아침까지 모인 돈은 총 12,070 달러. 심지어 성프란치스꼬 동물병원은 무료치료를 약속해왔다. 

하지만 이런 지역주민들의 사랑과 기적에도 불구하고 저지의 병세는 계속 악화되었다. 간이 비대해져 위를 밀어냈고 이는 더이상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이크 프랭크는 이제는 동료를 보내주어야 할때라고 판단했고 안락사를 결정하게 된다.

안락사 당일, 프랭크는 저지에게 훈련시에 애용하던 암슬리브(arm sleeve)를 물려 주었다.
오랜 병세에도 불구하고 저지는 암슬리브를 꽉 물고 도열한 경관들 사이로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걸어갔다. 경관들이 속삭였다. 

"그래, 저거야말로 진정한 경찰견이지"


병원으로 들어선 프랭크는 다시 한번 놀랐다. 병원내의 수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 저지에게 마지막 작별을 하고자 도열해 있었던 것.

"그냥 대단한 광경이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라며 프랭크는 동료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했다.


웨스트 뎃퍼드 경찰서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저지는 우리 부서의 소중한 자산이었고 영원히 잊지 못할 동료였습니다. 저지가 편안히 잠들기 바랍니다"라고 애도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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