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처럼 알려진 가짜 사진들


20년 전만 해도 사진은 그 자체가 진실로 통했다.

하지만 누구나 합성이 가능하게 되면서 사진은 더 이상 덮어놓고 믿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과 그에 어울리는 멘트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은 여전히 쉽게 호도당하고 있다. 

대중이 속아넘어가 화제가 된 사진들을 살펴보면 교묘하게 합성된 것들도 있지만 사람들의 편견이나 고정관념, 사고하지 않는 자세 등이 어우러져 빚어낸 케이스가 많아 허무함까지 느껴진다.



▶ 리시스트라타의 잊혀진 사원



'리시스트라타의 잊혀진 사원(Forgotten Temple of Lysistrata)'이라는 이름의 위 사진은 조금만 눈여겨보면 합성사진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신비로운 포르투갈의 고대사원으로 널리 퍼져있는 상황이고 실제 존재하는 곳으로 믿고 있는 사람의 수가 믿지 않는 사람만큼이나 많다.

실상은 이탈리아 로마의 판테온 신전 포르투갈 알가르베에 있는 베나길 동굴(Benagil Cave) 두 곳의 사진을 절묘하게 합성했다.


판테온 신전(좌), 베나길 동굴(우) 



▶ 호빗이 된 올랑드 대통령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 여자 농구선수 산드린 구루다(Sandrine Gruda)에게 시상하는 장면은 SNS와 각종 사이트에 퍼져나가며 조롱거리가 되었다.

너무 심한 신장 차이를 보이는 모습으로 쉽게  가짜임을 알 수 있지만 '단신으로 유명한 정치인과 장신의 농구선수라면 가능한 그림이다'는 생각이 작용하면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갔다. 

다만 실제로도 올랑드 대통령(169cm)과 산드린 구루다(194cm)의 신장 차이는 꽤 나는 편이다. 거기에다 하이힐까지 더해졌으니 그 차이는 더 했지만 위 사진과 같이 인간과 호빗족만큼의 차이는 아니었다.


원본사진: 사실 목까지는 닿는다.


이 모습은 올랑드에게 반하는 정서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실처럼 믿어졌고, 사실이 아니라 해도 상관없이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사실로 믿고 있는 머리가 굳어버린 사람도 많다.



▶ 1955년 미인의 완벽한 S라인



'타임 매거진에 소개된 1955년 미인의 완벽한 몸매'라는 사진은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같은 제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얼핏 보면 흑백사진에 클래식한 헤어스타일과 장신구는 쉽게 믿을수 밖에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과거는 촌스럽다'라는 현대인이 지니고 있는 오만과 현대미인들의 초슬림 체형에 대한 반감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 속 주인공은 미국 성인 모델인 아리아 지오반니(Aria Giovanni)로 2004년에 촬영한 콘셉트 사진이다. 


원본사진: 아래쪽의 워터마크를 잘라내고 흑백으로 만들어 시대를 바꾸었다.


특히 아래의 함께 찍은 다른 사진들은 얼굴이 드러나고 자세나 페디큐어 때문인지 50년대의 느낌이 살지 않는다. 얼굴을 숙여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든 모습의 사진을 고른다음 채도를 없애고 선명도까지 떨어뜨린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대중을 기만하기 위한 조작임을 알 수 있다.




 패스트푸드 문신 영감



물론 현실에서 이보다 더 웃긴 문신을 한 사람도 존재하지만, 햄버거를 먹는 모습과 패스트푸드의 로고 문신이 적절하게 매치되면서 화제가 되었다. 특히 뚱뚱한 몸매는 이 문신을 더욱 사실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직접 사진을 조작한 사람이 합성임을 인정하며 거짓으로 드러났다.


실제 모습


사진 속의 인물은 에드가 비바르(Édgar Vivar, 1948~)라는 멕시코 배우로 '세뇨르 베리가(Señor Barriga, 배불뚝이 아저씨)'라는 역할로 유명하다. 하지만 비만인들이 겪는 문제인 심장질환으로 오래 고생하였고 2008년 콜롬비아에서 위 봉합술을 받으며 75kg을 감량했다. 현재는 건강을 위해 비만 극복을 장려하고 있다.


감량 전(좌), 감량 후(우) 



 슈퍼슈퍼문(super super moon)


'세쿼이아국립공원(Sequoia National Park)에 뜬 보름달' 사진은 멋진 풍경 카테고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이다. 아마도 휴대전화 메신저로 받아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사진은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따로 촬영된 슈퍼문을 합성한 것이다.


배경으로 사용된 시에라네바다 산맥



산과 비례해 달의 크기가 저 정도면 달이 지금의 몇 배는 커져야 가능할 모습으로 너무나 비현실적이지만, '슈퍼문'이라는 단어 하나에 쉽게 속아넘어간 사람들이 많다. 


2015년 9월 28일, 독일 뮌헨(Munich) 프라우엔 교회(Frauenkirche) 앞마당에서 촬영된 실제 슈퍼문


더욱 안타까운 것은  미국 국립공원 보호 협회(NPCA)의 공식 트위터 계정조차 이 사진에 속아넘어가 세쿼이아 국립공원의 풍경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바로잡아야 할 공식기관이 가짜를 진짜로 인정해버리는 상황은 최악의 결과이다.


한심한 NPCA 트위터 포스팅



 소련 시대의 바캉스 풍경



'소련 시대의 바캉스' 로 떠돌고 있는 사진이다.

하지만 실제 사진은 브라질의 코파카바나(Copacabana) 해변과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 위치한 국립도서관의 합성이다.


원본사진: 선명도를 떨어뜨리고 가운데 아래쪽 소련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여성 바로 위를 잘라냈다.(아래 참조)


확대한 모습: 남미특유의 몸매와 T백 수영복이 소련시대가 아님을 드러내기 때문에 제거한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에 개관한 벨라루스 국립도서관


미래형 건물과 수많은 인파가 들끓는 사진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련 시대가 의외로 살기가 괜찮았나?' 라는 식의 무너진 공산주의에 대한 편견을 재고하게 만들었다. 



 1952년 소련의 정신병원 



따로 설명 없이도 기괴함을 선사하는 위의 사진은 '1952년, 소련의 정신병원'이라는 해설이 붙어 더욱 공포감을 주기도 한다. 정신병원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폐쇄적인 느낌까지 배가되면서 오싹한 사진 모음집에 빠지지 않는 단골 사진이기도 하다.


문제의 장면은 25초경부터


하지만 사실 이 사진은 독일의 안무가인 피나 바우쉬(Pina Bausch, 1940~2009)의 춤연극(탄츠테아터, Tanztheater) Barbe Bleue의 일부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 살해당한 부모의 무덤옆에 잠든 시리아 소년



가장 감성적인 사진이 가장 선동적인 사진으로 변모하는 케이스는 너무나 많다.

위 사진은 '사망한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시리아 소년의 모습' ​이라는 글귀와 함께 퍼져나가며 제목에 들어간 시리아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제3국에는 반전, 해당 국가에는 적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 되었다.


국내포털의 댓글 반응


사실 이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진작가 압둘 아지즈 알 오타이비(Abdul Aziz al-Otaibi)가 촬영한 것이다. 물론 설정한 사진으로 사진 속의 아이는 작가의 조카이며 배경 역시 시리아가 아니라 사우디 서부의 얀부(Yanbu)라는 곳이다.


작가의 조카


작가에 따르면 이 작품을 통해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이 영원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의도야 비슷하지만 시리아라는 배경을 조작해 넣으면서 선동적인 사진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 사진은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이 자신의 트위터에(@americanbadu, 사건 당시 팔로워 17만 이상) 퍼뜨린 것으로, 그는 '이 아이의 부모는 아사드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코멘트를 곁들였다.

작가는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의 작품이 선동적으로 퍼져나간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특히 원작자인 자신에게는 확인조차 없는 언론에도 큰 충격을 받았다.

곧바로 항의한 압둘 아지즈에게 해당 트위터리안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왜 잠자코 있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까? 시리아라고 하면 오히려 개이득인데(신의 보상이 있을 텐데)"


결국 해당 트윗은 삭제되었지만 이미 돌이키기에는 늦었다.



 1922년, 세계 최초의 핸드폰..일까?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때마다 어김없이 'World's First Mobile Phone (1922)'이라는 제목과 함께 온라인에 등장하는 단골사진이다.



사진의 출처인 영국 필름 보관소 웹사이트 British Pathe가 공개한 이브의 무선(Eve's Wireless)이라는 동영상 속에는 두 여성이 박스 모양의 기기를 들고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언론의 기사까지 더해지며 실제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이 사진은 광석라디오(crystal radio)를 사용하는 모습으로 차라리 '1922년의 워크맨'이라는 제목이 어울린다.



한 가지, 바로 동영상 중간에 등장하는 Portable Wireless Phone(위 캡처)이라는 문구가 피어올랐던 의심을 사라지게 만든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자.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최초의 상용 휴대폰은 80년대에 와서야 등장한다.


1983년, 최초의 상용 휴대폰 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X


실상은 이렇다.

1922년에는 Wireless Phone 혹은 Wireless Telephone이라는 단어는 라디오를 칭하는 것이기도 했다. 용어의 사용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인데, 비슷한 예로는 1880년대 미국에서 사용된 'Motocycle'이라는 단어는 현대의 오토바이가 아니라 자동차를 의미하는 단어였다.(관련 글: 세계 최초 자동차 광고의 모습은?)

미국 상무부는 1922년 7월부터 무선통신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라디오'라는 단어 채택을 권장한다.



이제는 동영상 속의 이상한 점이 속시원히 해결된다. 전화교환수처럼 보이는 여성은 사실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트는 DJ인 셈이다.

또 소화전에 접지를 하고 우산을 안테나로 연결하는 것은 광석라디오를 사용하는 흔한 모습이었다. 

아래의 1910년 2월 20일 자 워싱턴 포스트의 이미지를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는데, 1922년의 광석라디오 사용은 이미 구식이었다.


라디오를 Wireless Telephone이라 칭하고 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1922년의 휴대폰(사실은 라디오)은 아래의 판매광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920년대 초의 가장 대중적인 광석라디오 디자인이었다.



역사적 자료나 사진은 이처럼 우리에게 종종 단어 트릭을 구사한다. 고정관념이 작용하면서 우리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간과하고 단어 자체에 함몰되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곤 하는 것이다.



 발레 수업을 받는 오드리 헵번



5살 때부터 발레를 배우고 발레리나가 꿈이었던 오드리 헵번의 일화 때문에 너무나 쉽게 헵번의 발레 연습 사진으로 알려진 이미지이다.

오드리 헵번의 발레 사진은 많지만 위의 사진처럼 역동적이면서도 밝은 미소를 띤 모습은 없다.



그러나 눈썰미가 뛰어난 사람이라면 조금 닮긴 했지만 위 헵번의 얼굴과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선명도가 더 높은 사진 


칼라 원본


사실 이 사진은 러시아 이미지 사이트가 소스이며 원본 사진을 흑백으로 만들고 약간 흐리게 해 헵번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어 냈음을 알 수 있다. 원본인 칼라 사진은 헵번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확대한 모습



 1933년, 2층버스 레이싱



여러 가지 옛날 역사자료들과 섞여서 소개되는 사진으로 합성 티가 줄줄 흐르지만 묶여서 나오는 통에 쉽게 실제 사진으로 믿어지고 있는 자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사진의 화질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하다 보니 그렇게 보일 뿐, 레이싱은 실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사실 2층 버스는 위 사진과 같은 해인 1933년에는 30도로 기울어져도 안전하다는 테스트를 겨우 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2층버스의 안전성 홍보



 춤추는 마하트마 간디



정적인 사진이 대부분인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가 백인 소녀와 춤추는 이 사진은 역동적인 간디의 유일한 모습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위의 오드리 헵번 가짜 사진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느낌을 주는 모습을 섣불리 진짜로 확정 짓는 대표적인 오해이다.


사실 이 사진은 호주에서 열린 자선행사에 참여한 현지 배우의 간디 코스프레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근육이 전혀 없는 실제 간디와는 달리 사진 속의 간디는 팔뚝이 근육질임을 알 수 있다.


비폭력 무근육 간디


혹자는 젊은 시절의 간디일 수도 있지 않냐는 주장을 하지만, 간디의 널리 알려진 이미지는 노년의 모습일 뿐 젊은 시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간디의 젊은 시절: 1893년, 1908년, 1913년, 1920년



 1929년의 성교육 수업시간



미소 짓거나 토끼눈이 된 여성들. 
온라인에는 1929년의 성교육 수업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진이다.
아무리 20년대라 해도 동양도 아니고 서양의 20대는 됨직한 여성들이 고작 성교육 수업에 저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사실 이 사진은 영화 와일드 파티(The Wild Party, 1929)의 한 장면으로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무관하다.

35초경에 해당장면이 나온다.


 백인 우월주의자를 구하는 흑인의사



응급실에 실려온 백인 우월주의자(KKK 단)를 치료하는 흑인 의료진들.
'증오하는 자들에 의해 구해지는'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사진이다. 
역시나 이 사진은 실제가 아니라 '역설'을 주제로 한 광고사진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술적으로도 사진 가운데에 잡지책의 접힌듯한 주름을 발견할 수 있는데 광고를 르포 사진으로 둔갑시킨 사례이다.

원본 광고사진 


결정적으로 두 손으로 지혈을 하고 있는 흑인 의사는 실제 의사가 아니라 미국 드라마 ER에서 닥터 벤튼으로 출연하는 배우 에리크 라 샐(Eriq La Salle)이다.

에리크 라 샐(Eriq La Salle)


하지만, 역사적으로 '증오하는 자에 의해 구해지는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위 광고사진과 비슷한 실제 상황으로는 1996년 시위 중 구타당하는 KKK 단원을 보호했던 18세 여성 케샤 토마스(Keshia Thomas)의 이야기가 사실로 존재한다.

백인 우월주의자 남성을 구하는 흑인여성



 1914년, 할리데이비슨 창업주들


오래된 사진 속 오토바이에 앉아있는 두 명의 남성.

할리데이비슨 창업주 윌리엄 S. 할리(William S. Harley)아서 데이비드슨(Arthur Davidson)으로 소개되고 있는 사진이다. 

흔치 않은 남자 두 명의 커플샷과 할리데이비슨 상표가 명확히 드러나 있어서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 남자들은 그냥 일반인들이다. 


사진을 공개한 사람이 밝힌 사실은 자신의 사촌 할아버지 라스 존슨(Lars Johnson)과 그의 동생이 미네소타주 줌브로타에서 구입한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대리점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고 말하고 있다. 남아있는 영수증에 따르면 당시 할리데이비슨 구입가격은 245달러. 


1924년에 촬영된 위 사진의 오른쪽이 실제 창업주인 
윌리엄 S. 할리이다. 사이드 카에 앉아있는 사람은 윌리엄 A. 데이비슨으로 아서 데이비슨의 아버지.



 1973년, 오일쇼크에 대처하는 미국인들의 고속도로 위 피크닉



1973년, 오일쇼크로 모든 산업이 마비되었을 거라는 오해가 이 사진을 쉽게 믿게 만들었다.

물론 자동차 운전자들을 멘붕시킨 것은 사실이고 미국인들은 기름을 채우기 위해 긴 줄을 서야만 했다. 하지만 사진과 같이 고속도로가 텅텅 빈 사실은 없다.


같은 장소의 다른 사진들


심지어 사진이 찍힌 곳은 미국이 아닌 네덜란드의 고속도로이다. 네덜란드의 고속도로가 비어버린 이유는 1973년 11월 4일 일요일을 석유 절약을 위한 국가 행사로 '차 없는 일요일(Car-Free Sundays)'로 정했기 때문이다.


교통경찰들이 차를 끌고 나온 사람들의 허가증을 살피고 있다.


네덜란드는 1973년 10월의 욤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덕분에 찾아온 석유위기로 인해 1974년 1월 7일부터 네덜란드의 각 가정에는 석유 배급제가 실시되었다.

그 사이인 1973년 11월 4일부터 1974년 1월 6일까지 일요일에 한해 자가용 운행(800만 대)을 완전히 금지시킨 것이다.(토요일부터 일요일 새벽 3시까지는 허용)


차없는 일요일에 관한 신문기사 


네덜란드의 차 없는 일요일 행사는 1973년이 처음은 아니었다. 1939년, 1949년, 1956년에도 차 없는 일요일을 잠시 시행했지만 1973년의 행사는 네덜란드인들의 사고방식을 바꾸었다. 

차가 없어도 자전거나 다른 운송수단으로 충분하다는 사고가 자리 잡으면서 오늘날 네덜란드가 자전거 천국이 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24일, 네덜란드 네이메헨 다리에서는 차없는 일요일 40주년을 기념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의 순간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의 피격 순간을 포착한 사진으로 거론되는 이 모습은 TV 드라마 <The Trial of Lee Harvey Oswald>속의 한 장면이다.

피습 사건으로부터 14년 후인 1977년에 촬영된 재연 장면으로 한국으로 치면 MBC 서프라이즈의 장면이 실제 사건의 사진으로 오인되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는 케네디 대통령의 피격 순간 차량과 저렇게 가까이에서 그리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사진을 찍은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1914년, 독일과 영국군의 크리스마스 휴전 당시 축구 경기



1914년 1차 대전 중의 크리스마스에 영국과 독일 군인들이 일시적으로 휴전을 하고 중립지대에서 축구 시합을 벌였다는 전설적인 이야기의 사진으로 사용되는 자료이다.

크리스마스 휴전(Christmas Truce)의 축구 경기가 사실이냐 픽션이냐는 논쟁의 대상이지만 어쨌든 저 사진은 크리스마스 휴전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진 속의 병사들은 1915년 그리스 살로니카에 주둔하던 영국 군인들로 독일 군인은 단 한 명도 없다. 물론 사진은 크리스마스 휴일에 찍은 것이다.



 메릴 스트립의 인생역정


메릴 스트립 이야기. 현재는 삭제됨


페이스북에서 80만 회나 공유되면서 국내 언론에도 소개된 이야기로 메릴 스트립의 인생역정과 당시의 사진을 매치해 화제가 된 사진이다.

YTN 뉴스(기사보기)에서는 메릴 스트립의 페이스북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저 페이스북은 메릴 스트립의 공식 페이지가 아니다. 게다가 메릴 스트립의 마지막 코멘트에서 가짜라는 느낌이 확 풍겨온다. 


'저는 오늘날 아카데미상 트로피 18개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다르다. 메릴 스트립은 아카데미상에 19번 노미네이트되었으며 3번의 수상을 했다.

본인이 제일 잘 알만한 수상 횟수를 너무도 차이 나게 틀린 부분에서 벌써 메릴 스트립 본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잘 봐줘서 후보에 오른 것을 착각해서 썼다고 해도 1개를 빼먹고 쓴 것이다.

심지어 YTN 보도는 기사 내용에서 19번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저 코멘트는 의심없이 그대로 번역하는 안일함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사실 이 장면은 1982년 사진작가 테트 타이(Ted Thai)가 촬영한 작품으로 1976년의 킹콩 오디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얼핏 봐도 '오디션 마치고 집으로 가는 무명 여배우'를 찍은 사진이라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런 모습을 찍을 정도면 이미 무명이 아니라는 모순도 감지된다.


영화 줄리아(Julia, 1977)에 출연한 메릴 스트립으로 촬영일자를 계산하면 이 모습이 1976년의 모습이다.


하지만 메릴 스트리프의 킹콩 오디션 일화 자체는 실제 일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어느 정도 맞다.

2015년 1월, 그레이엄 노튼 쇼(The Graham Norton Show)에 출연한 멜리 스트립은 당시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레이엄 노튼 쇼의 메릴 스트립


1976년 킹콩  여러 오디션을 보고 있던 무명의 여배우 메릴 스트립은 연기만큼은 발군이었다. 킹콩의 감독은 메릴 스트립을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영화제작자 디노 드 로렌티스에게 소개했지만 로렌티스는 만남을 주선한 자신의 아들 페데리코 드 로렌티스에게 “부루따(brutta, 못생겼어)”라며 매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물론 그는 예의상(?) 이탈리아어로 말했지만, 문제는 메릴 스트립이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었다. 메릴 스트립은 냉정한 어조로 "제가 킹콩의 히로인이 될 정도로 충분히 아름답지 않아서 죄송하네요"라며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말해 디노 드 로렌티스는 몹시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일화가 지어낸 일화보다 더 통쾌하고 드라마틱하지 않나 싶다.


‘킹콩’의 앤 드완 역은 신인배우 제시카 랭에게로 돌아갔고 랭은 이 작품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한 페이스북 유저가 사진 하나를 토대로 지어낸 이야기일지라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쁜일만은 아닌듯 하다. 하지만 모순된 구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확인 없이 기사화한 국내외 언론에는 실망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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