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만에 미국에서 독일로 추방된 나치 부역자

95세의 프리드리히 카를 베르거(Friedrich Karl Berger)는 1945년 종전 당시 나치가 설치한 노이엔감메 강제수용소(Neuengamme concentration camp)의 위성 수용소였던 메펜(Meppen) 수용소의 경비병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기고 1959년 미국으로 이주해 60년간 편안히 살고 있었는데, 전쟁 중 침몰한 독일 선박에서 당시의 근무카드가 발견되고 만다.

 

이는 베르거가 전시 복무를 포함해 독일에서 고용되었다는 증거가 되었고, 지금까지 독일 시민권을 유지하면서 독일로부터 연금을 받아온 사실도 확인되면서 2020년 2월 멤피스법원에 의해 미국 추방을 명령받았다.

 

《젊은 시절의 프리드리히 카를 베르거》

이후 일 년이 지난 2021년 2월 19일, 독일로 출국해 현지 요양소에 있는 것이 미국이민세관단속청(ICE)에 의해 추가로 확인되었다.

일 년 전 재판에서 베르거는 19살에 해군으로 복무하다가 전쟁 막바지에 강제수용소의 경비병으로 단 몇 달간(1945년 1월 28일부터 1945년 4월 4일까지)만 있었으며 어린 나이에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무장을 하지 않은 경비병 신분이었기에 살인이나 학대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목격한 적도 없다고 말했으며, 자신의 잘못이라면 수감자의 탈출을 막고 강제수용소에서 전근을 요청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항변했었다.

 

《베르거의 즐거웠던 한 때(2012년)》

당시 메펜 강제수용소에는 유대인을 비롯한 러시아, 폴란드, 네덜란드의 민간인들이 수용되어 혹독한 환경하에 강제노동을 당하고 있었으며, 베르거는 연합군이 오기 전 다른 곳으로 포로들을 이동시킬 때 경비병으로 근무했다.

 

수용자들은 이동을 위해 배에 실려 뤼베크(Lübeck)항에 정박해있다가 영국 전투기의 오인사격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기도 했는데, 이때 침몰한 선박에서 나온 부역자들의 근무 카드가 희생자들의 한을 풀어준 것이다.

 

《노이엔감메 강제수용소》

추방 후 베르거는 "75년이나 지난 일을 처벌하다니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겨우 19살이었으며 그곳으로 가라는 국가의 명령을 받았을 뿐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몬티 윌킨슨 미국 법무장관 대행은 언론을 통해 "베르거의 추방은 나치 부역자에게 미국이 안전한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발표했다.

 

《수용소의 시설》

베르거의 모국인 독일은 지난해 12월 베르거 사건에 대한 조사를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했지만 미국에 의해 추방된 만큼 새로운 기소를 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스스로를 고발하지 않는 이상 혐의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어쨌든 독일 첼레(Celle)검찰과 공항에서 재조사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드리히 카를 베르거는 나치와 연루된 사람으로 미국에서 추방된 70번째 인물로 기록되었다.

댓글(0)

Free coun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