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2월14일생이 많은 이유는?


미국의 길일(吉日)은 발렌타인 데이



TV를 보다 보면 흑룡띠나 백마띠에 출산하기 위해 하루를 버틴다거나 또는 제왕절개로 빨리 아기를 꺼낸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제왕절개술(C-section)이 간편한 수술이 되면서 엄마들은 원하는 날짜의 생일을 자신의 아기에게 줄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지난 10년간 미국 출생증명서의 데이터를 통계낸 결과, 제왕절개수술로 발렌타인 데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전후 2주간의 다른 날보다 12.1%나 증가했습니다

또, 진통을 참아내는건지 무의식적으로 몸이 날짜를 고르는것인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4%나 많았습니다

한국인들에게 발렌타인 데이는 연인들을 위한 날일뿐이지만 기독교국가인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길일'로 여겨지는 셈입니다



한편, 10월의 마지막 날은 전후 2주간의 다른 날짜보다 제왕절개수술이 17%나 줄었으며, 자연분만도 5.3%감소했는데요

이 날은 바로 할로윈 데이였습니다

 

제왕절개수술은 의지에 달렸으니 그러려니 해도 자연분만의 비율이 줄어드는것이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데요

한국도 특정날짜에 대한 출생률이 조사가 된다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참 한국 엄마들 극성이다' 는 말도 많지만 여기서 '한국'을 빼고 그냥 '모든 엄마들은 극성이다' 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발렌타인 데이는 총 11일


발렌타인 데이는 가톨릭의 성자인 성(聖)발렌타인(Saint Valentine)을 기념하는 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톨릭에서는 '성(聖)야고보의 날', '성(聖)요한의 날' 이런 식으로 각 성자별로 지정한 축일이 있는데요

1969년 달력이 새로 개정되기 전에 가톨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했던 초기 순교자 중에서 성자로 지정한 발렌타인은 모두 11명이었습니다



무려 총 11일의 발렌타인 데이가 존재한 셈인데, 그들 중 2월 14일이 축일로 지정된 성자들도 2명으로 겹쳤습니다

 

바로 197년 순교한 테르니의 발렌타인(Valentine of Terni)과 269년에 순교한 로마의 발렌타인(Valentine of Rome)으로, 원래 두명의 성(聖)발렌타인을 기념하는 날로 여겨지던 것이 중세를 지나면서 두명을 구분하지 않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 두명중 '사랑'과 더 관련있는 발렌타인은 로마의 발렌타인으로 당시 로마의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2세는 군 전력 유지를 위해 법으로 10년간의 복무기간동안의 결혼을 금하였는데 사랑에 빠진 로마군인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다 못한 발렌타인이 몰래 연결시켜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발각되어 순교를 하게 되었고 여기서 연인의 사랑을 의미하는 발렌타인 데이가 생겨났다는 것이 전설처럼 전해지지만, 사실 이 사랑이야기는 현대에 들어와 발렌타인 데이가 사랑의 기념일이 되며 기원을 찾아 붙여진 여러 이야기들 중의 하나입니다




화이트데이는 극동 아시아만의 전통


화이트데이는 발렌타인데이에 선물을 받은 남자들이 답례를 하는 날로 '정해져' 있습니다
누가봐도 제과업체가 하루 장사하고 말일을 억지로 이틀로 늘린 것일거라는 심증이 강하게 드는 이 날은 한,중,일,대만에서만 즐기는 축제입니다

<후쿠오카의 이시무라 만세이도, Since 1905>


1977년 마시멜로를 만드는 이시무라 만세이도(石村萬盛堂)라는 제과업체가 3월 14일을 마시멜로데이로 정하고 '발렌타인 데이에 받은 초콜릿의 답례품으로 마시멜로를 선물하자' 는 판촉행사를 열면서 화이트 데이의 기원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성행하는 빼빼로데이나 삽겹살데이, 구구데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시작된 셈입니다

장사가 예상외로 잘되자 일본 캔디공업협동조합은 1978년 나고야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화이트 데이 조직위원회를 설립하여 2년간의 치밀한 준비끝에 1980년 제1회 기념행사를 열고 업체들이 대대적인 사탕 판촉행사를 실시하며 지금의 화이트데이가 자리잡았습니다
마시멜로의 하얀 색깔에서 유래해 행사의 이름이 정해진 것이며 날짜는 백화점측에 의해 제과업계가 가장 불황인 시점이 3월이라는 이유로 3월14일로 정해졌습니다


이왕이면 7월이나 8월쯤으로 발렌타인 데이와 멀리떨어졌으면 좋았을거란 생각도 드는데요

발렌타인 데이에 선물을 받으면 곧 화이트 데이라 선물 받으면서 동시에 선물 걱정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 일본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는 화이트데이가 다가오면 남자들은 '만세이도때문에 너무 골치아프다' 라는 푸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솔로들을 위한 배려넘치는(?) 국가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블랙 데이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습니다만, 최초의 아름다운 취지가 무색하게도 무개념 커플들이 함께 짜장면을 먹으러 오면서 솔로들은 집에서 짜파게티를 먹는 날로 변질되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기도 합니다


 


발렌타이가 금지된 솔로천국 국가들

-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등 아랍국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엄격한 종교경찰은 2월이 되면 발렌타인 데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탕과 꽃, 선물포장지 심지어 빨간색이 들어간 상품까지도 말이죠
이교도의 이름이 들어간 행사인만큼 법률에 따라 당연히 금지되어 있으며 이것은 다른 아랍국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발렌타인 데이 제품을 짓밟는 단속원>


많은 레스토랑과, 제과업체, 호텔등은 이 황금알을 낳는 대목행사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종교위원회는 이런 휴일과 관련해 영업을 하는 상점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날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담맘(Dammam)에 있는 꽃집들에서는 붉은장미의 가격이 무려 $1.3불이나 상승된 $8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또, 어디서나 꼼수는 존재하는 법이어서 커플들은 단속기간이 되기전에 미리 꽃과 선물을 주문해놓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돈많은 사우디아라비아답게 아예 해외로 나가서 발렌타인 데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은 이미 e-메일과 SNS에는 발렌타인 데이를 축하하는 문구와 카드, 사랑노래들이 오고가는 상황인데 강제로 틀어막는것은 국민들의 반발만 일으킬것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서양문화에 의한 침식으로 자국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들이 헛걸음이 되고 결국 정체성이 없는 세대를 만들어낼것이라는 우려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 이란 이슬람 공화국(Islamic Republic of Iran)

이란도 ‘발렌타인 데이 금지령 공문’ 을 통해 “하트나 빨간 장미 무늬가 들어간 인쇄물이나 상품, 포스터, 광고물, 카드, 박스 등 발렌타인 데이를 나타내는 어떤 것도 금지된다” 며 철저한 단속에 나서며 공식적으로 발렌타인 데이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란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발렌타인데이>


2013년 1월, 이란 정부는 공식성명으로 발렌타인 데이를 <이슬람 문화를 침해하는 서양의 음모>라고 규정하면서 “초콜릿등 관련 상품의 판매 및 수입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일부 이란 시민들은 발렌타인 데이를 '메흐레간(Mehregan)' 축제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축제는 페르시안 제국으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메흐르(Mehr)'는 우정, 애정, 사랑을 의미합니다
한국도 11월11일 빼빼로 데이를 가래떡 데이같이 전통 음식을 주고받는 이름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오고갔던것을 보면 이란의 전통을 지키고자하는 모습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 인도(India)


한편 힌두교가 대다수인 인도역시 과격파 힌두교단체 일원들은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발렌타인 데이 선물을 판매하는 가게를 습격하고 공원에서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던 젊은 연인들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솔로천국!! 커플지옥!!!!!!!>


이 단체의 일원들은 `발렌타인데이에 죽음을', `우리 문화를 존중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며 종교심에 호소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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