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라지자 범죄율이 낮아진 국가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


조지아(그루지아)의 대통령 미하일 사카쉬빌리(Mikheil Saakashvili)는 2004년 취임시(당시 37세) 조지아에 만연한 경찰 내부의 비리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교통 경찰에게 국민들의 뇌물을 받거나 공권력을 남용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즉시 해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경찰은 이 '애송이' 대통령의 말을 집권초기의 허세라고 조롱하며 개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이라면 누구나 다 뇌물을 받는 상황인 마당에 '설마 경찰을 전부 다 자르겠어?'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경고를 한 다음날에만 시민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15,000명의 경찰이 체포되었습니다
그리고 약속대로 대통령은 50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은 경찰을 10년형에 처했으며, 체포된 경찰들을 모두 해고했습니다
몇주 후 15,000명이 더 체포되었으며 역시 한명도 예외없이 모두 해고되었습니다

마침내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경찰비리를 모두 청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음주운전과 도로상황을 정리할 교통경찰까지도 모두 사라져버리는 어이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태는 새로운 경찰들을 뽑을때까지 약 3개월간 지속되었으며, 조지아는 그 기간동안 교통경찰없이 지내야 했습니다



경찰이 없는 조지아의 범죄율은 한도끝도 없이 치솟았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이 있을때보다 범죄율은 오히려 더 줄어들었습니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의 개혁은 급진적이고 무리한 행보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옳았던 것입니다
조지아의 경찰들은 사회주의 사고방식이 몸에 밴 구소련시대부터 남아있던 사람들이었고, 이 경찰마피아들에게는 도로는 그들의 개인지갑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결국 조지아의 경찰개혁은 이전의 경찰들을 모두 들어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경찰을 모집하고 교육하는데에 수개월이 걸렸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조지아의 교통경찰은 이전의 85%까지 빠르게 충원되었습니다
낡은 자동차들을 교체하고 신형 패트롤카도 구입했으며, 시민들이 경찰서 내부를 훤하게 볼 수 있도록 새로운 경찰서는 투명하게 지어졌습니다

<개혁전의 경찰서(좌), 개혁후의 경찰서(우)>


무엇보다 경찰의 정직성을 높이는 또다른 측면은 급여의 증가에 있었습니다
2004년에 비해 조지아 경찰관의 급여는 23배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제 조지아에서는 사건 발생 후 신고전화를 하면 3분내로 경찰이 도착하며, "거기는 우리 관할 구역이 아닙니다" 라고 하면서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는 상황은 더 이상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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