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발견: 세계에서 가장 큰 황금 불상

태국 방콕에 있는 황금 불상 '프라 붓다 마하 쑤완 빠띠마꼰(태국어: พระพุทธมหาสุวรรณปฏิมากร)' 은 높이 3.04m, 무게 5,500kg에 달한다.

불상의 몸은 순도 40%의 황금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이마와 턱은 순도 80%의 황금, 결정적으로 45Kg에 달하는 머리와 상투 부분은 순도 99%의 황금이다.

동상의 가치는 미화 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2,665억)에 달하는데, 여기에 역사적 가치까지 더하면 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상이 제작된 시기는 태국의 첫번째 통일 왕조인 수코타이 왕조(1238~1438)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정확한 제작 연대를 모르는 이유는 불상의 존재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황금 불상은 수코타이 왕조의 중심지 《왓 마하 탓(Wat Mahatha)사원》에 있던 것으로 왕조가 쇠퇴하자 1403년, 남쪽에 있는 아유타야 왕국의 중심지로 옮겨졌다. 이후 아유타야 왕국도 외세로부터 전란을 겪으면서 수많은 불상들이 파괴되는 수난을 겪게되자 승려들은 황금 불상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바로, 황금 불상의 몸을 검은 옻칠을 한 뒤 석회로 뒤덮는 것이었다.


《석회로 뒤덮은 황금 불상의 구조》


침략자들은 불교 국가인 태국의 길거리에 흔하게 널리고 널린 석불보다도 못한 석회 반죽으로 만든 불상은 그냥 지나쳤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적군뿐 아니라 아군측에게도 너무 잘 먹혀서 불상은 태국인들에게도 오랜기간 거대한 석고불상으로만 여겨졌다.


1801년, 타이 방콕 왕조의 창시자 라마 1세는 지방에 있던 주요 불상들을 수도 방콕으로 이동시키면서 황금 불상도 함께 옮기게 했고, 1935년 현재의 왓 트라이밋(Wat Traimit)사원으로 옮겨지는데, 이때도 거대한 크기 때문에 전선과 건물등을 피해 옮기느라 꽤나 고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왓 트라이 밋 사원은 동상을 수용할만큼 큰 건물이 없었기에 불상은 20년간 임시 지붕 아래에 초라하게 방치되어 있었다. 아유타야 왕국 시절까지 합치면 무려 200여년간 찬란한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던 셈이었다.

세월이 흘러 1955년, 방치되고 있던 불상은 새롭게 지어진  법당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런데 불상을 들어올리던 작업 중 무거운 무게로 인해 불상이 땅에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석불도 물론 소중한 문화재이긴 하지만, 황금불상이었다면 이처럼 허술하게 일처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안일함 덕분에 불상은 숨겨왔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당시 사용한 밧줄과 도르레》


다음 날 사원의 승려들은 불상이 추락한 부위의 석회 조각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수백 년을 이어온 문화재를 이렇게 손상시켰구나' 하고 자책하는 순간, 승려는 석고 조각 틈으로 비쳐나오는 찬란한 금빛을 보게 되었고 이후 나머지 석회들을 제거하자 드디어 불상의 진짜 모습이 세상에 나타났다.

《석회로 뒤덮여있던 시절의 불상》


불상이 진짜 모습을 드러낸 1955년은 불교력에 의해 2498년이었다.
2500 주년을 앞두고 황금 불상이 세상에 나타나자 불교 국가인 태국은 마치 부처님이 환생한 것처럼 난리가 났다.

게다가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황금 불상의 높은 완성도는 수백년 전 장인의 능력에 대해 감탄하게 만들었다. 또 석회속에서 함께 발견된 열쇠는 불상을 9개로 분리하여 수송이 용이하게 한 것으로 무식하게 불상 전체를 들어올리던 현대인들을 비웃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1991년, 황금 불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황금 불상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고 태국의 푸 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이 불상에 '프라 붓다 마하 쑤완 빠띠마꼰(Phra Buddha Maha Suwan Patimakorn)'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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