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금지된 것들
- 흥미로운 이야기
- 2013. 2. 21. 23:56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국가중에서도 극도로 보수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여성의 운전금지나 직업의 제한은 유명하며 내각구성원으로 참여하기는 커녕 여성에게는 투표권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대 중동에서는 이제 찾아보기 힘든 일부다처제가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이라크나 이란 같은 국가들보다 사우디는 비교적 서구화된 이슬람 국가라는 착각이 드는 것을 보면 미디어가 대중의 생각을 얼마나 잘 끌고가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여타 국가들이 반미국가라서 '악동' 이나 '악의 축' 으로 불리는 와중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친미국가라는 이점 덕에 극도의 보수적인 사회상에도 불구하고 '기름 많은 잘사는 부자나라' 라는 긍정적인 편견이 대부분입니다
▶ 성별 구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쇼핑몰과 레스토랑에서 가족이 아닌 남녀가 함께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사우디 국적의 여성은 증명서를 소지한 가족과 함께여야 입장을 허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며, 쇼핑몰 보안은 여성이 다수의 남성들과 함께 입장하거나 혹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의' 연인과도 동반 입장을 금하고 있습니다.
또 패스트푸드점은 남성과 여성의 주문을 따로 받아서 성별에 따라 줄이 만들어지는 특이한 장면을 볼 수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는 가족그룹, 가족이 아닌 고객들의 좌석을 별도로 분리하여 외간남녀가 접촉할 수 없도록 철저히 차단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일전에 사우디아라비아 친구(여성)와 온라인에서의 대화가 떠오르는데요
지금 뭐하고 있냐는 물음에 그 친구는 "치과에 가려고 하는데 아빠가 일 마치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 답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말에 저도 당시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한국이었다면 집에 있는 어머니나 친구와 함께 가든지 혹은 성인이니만큼 혼자가도 되는데 몇시간이나 아버지의 퇴근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남성 의사가 여성을 대상으로 신체접촉을 필요로 하는 진찰을 할때 아버지나 남성 보호자의 입회는 필수입니다.
▶ 극장에서의 영화상영
전세계적으로 이란 영화는 대단한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중동 영화도 영화제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화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영화제작을 떠나 상영자체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DVD를 통해 영화를 보거나 레스토랑의 운영자들이 고객들을 위해 영화를 틀어주곤합니다
서구에서처럼 영화배우나 연예인들이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신 외의 우상을 금지하는 이슬람교의 교리에 위배되기도 하지만 극장이 남녀가 어울려 연애하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영화상영 금지의 이유입니다
지난 2008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70년대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였습니다
코미디 영화인 <Menahi>가 9일간 상영되었는데 영화에 굶주린 사우디 사람들이 소떼같이 몰려들어서 9일중 하루는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본 사우디의 종교지도자들은 "역시 영화는 사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 라고 단언했습니다
제한적인 이벤트처럼 이루어지는 이런 상영마저 제외하면 여전히 영화는 종교경찰에 의해 금지되고 있습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술도 이런 부도덕한 행위로 연결되는 매개체라는 이유로 금지되고 있지만, 많은 사우디인들은 주말에는 술과 영화를 즐기러 인근의 바레인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 발렌타인데이
지난 포스팅 '미국에 2월14일생이 많은 이유는?' 에서 다루었듯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국가중 최초로 공식적으로 발렌타인데이를 즐기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그 외에도 초코렛, 꽃, 붉은 색이 들어간 제품들은 모두 발렌타인데이 기간중 금지됩니다
▶ 돼지고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식품인증인 할랄(Haral)인증을 받은 식재료만 수입통관됩니다
외국인을 제외하면 공식적으로 국민들이 100% 무슬림이기에 돼지고기의 반입은 '신성모독죄' 로 다루어집니다
모든 중동 국가들이 그렇지 않냐구요?
다른 국가들을 예를 들면 이란에는 많은 기독교 교회와 성지가 있습니다. 물론 절대 다수가 무슬림이기에 차별이나 제제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이교도의 예배가 허용되고 각 종교의 대표들에게 의회의 의석도 주어집니다
또, 이슬람국가들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고달픔을 호소하는 글을 온라인에서 종종 볼 수 있지만 사우디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글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얼핏 종교의 선택이 자유로우니까 그런것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인데요
하지만 사우디에서는 이슬람교 외에는 어떠한 예배당도 존재하지 않으며 내국인이 다른 종교를 믿는 것은 불법이며 이슬람교를 버리거나 개종하면 사형에 처해집니다. 모든 국민이 100% 무슬림인 이유와 선교활동이 없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서 기인합니다
절대 다수가 무슬림인 다른 이슬람국가도 법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수입에 제한을 두는 규정이 있지만 비이슬람 국민들을 위해 완전한 금수조치를 하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예로 '세계 최후의 노예제 국가' 포스팅에서 다루었듯이 모리타니의 노예제도 폐지 운동가는 처음으로 노예제도에 반하는 글을 접했을때 타국이 모리타니의 문화와 전통을 비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Buraydah's Got Talent>
2011년, 두바이에서는 서구의 리얼리티 오디션을 빌려온 'Arabs Got Talent' 가 생겼고 2012년, 사우디의 부라이다(Buraydah)에서 이것을 본따 <Buraydah's Got Talent> 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하였습니다. 이 대회는 성가와 종교시를 낭독하는 경쟁이 이루어지며 그나마 여성들은 음악부분에는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디 자카리아 알 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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