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 파리 엑스포의 '난쟁이 왕국'

'파리 현대 생활의 예술과 기술 국제박람회(Exposition internationale des arts et techniques dans la vie moderne de Paris)'라는 공식 명칭을 가진 1937 파리 엑스포(EXPO 1937 PARIS)는 1937년 5월 25일부터 11월 25일까지 6개월간 열린 행사로 총 관람객 3,104만 955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 1937 파리 엑스포 포스터

당시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전시관과 행사들이 기획되었는데, 그중 오늘날 잘 언급되지 않는 것이 '릴리퍼트 왕국(Le Royaume de Lilliput)'이라 불렸던 전시관이다.

릴리퍼트(Lilliput)는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가상의 섬나라로 평균 키가 15cm에 불과한 소인들이 사는 곳. 파리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 소인국 릴리퍼트를 실제로 구현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 영화 '걸리버 여행기(2010)'에 등장하는 소인들

그런데 작은 집과 시설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가공의 섬에 사는 소인들을 과연 어디서 무슨 수로 구한단 말인가?

사실 엑스포 측은 처음부터 소인국을 찾을 생각은 없었고 서커스에 소속된 난쟁이(왜소증)들과 소외된 난쟁이들을 수소문해 테마공원 내에 지어진 마을에 입주시켰다.

▲ 파리 엑스포에 섭외된 난쟁이들

물론 30년대의 왜소증 환자들이 가질만한 직업이라는 것이 서커스를 비롯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여가 주어졌을 릴리퍼트 왕국 입주는 그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과거 인종차별적인 전시관으로 유명했던 '인간 동물원'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장애를 즐거움과 구경거리로 삼았다는 점에서 지탄받아야 함이 마땅한 기획이었다.

결국 현대에 와서는 인간 동물원이나 릴리퍼트 왕국을 구경하던 우월한(?) 관객들이 '미개한 도시인'으로 전락해 손가락질당하게 되고 말았다.

▲ 릴리퍼트 왕국 입구. 엑스포가 개막하기 일주일 전에 도착한 주민들이 입주하고 있다.(1937.05.17.)

▲ 릴리퍼트 왕국을 둘러보고 나오는 난쟁이들.

▲ 자신이 거주할 왕국의 장식을 칠하고 있는 릴리퍼트 주민

▲ 엑스포가 열리기 전 릴리퍼트 왕국을 정돈하는 주민들.

▲ 페인트 칠을 하는 릴리퍼트 주민과 그들의 아이들. 성인과 아이들이 큰 차이가 없다.

▲ 왕국을 칠할 페인트를 섞는 릴리퍼트 주민들.

▲ 입주한 릴리퍼트 주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릴리퍼트 주민이 마구간을 방문해 당나귀를 구경하고 있다.

▲ 당나귀들이 엄청난 크기로 보이는 효과.

▲ 릴리퍼트 시청을 방문객들이 구경하고 있다.

▲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나온 릴리퍼트 시장.

▲ 릴리퍼트 시장에게 한 소녀가 인사를 하고 있다.

▲ 릴리퍼트 우체국. 이곳에서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낼 수 있었다.

▲ 담배가게 앞에서 릴리퍼트 주민이 방문객에게 불을 붙여주고 있다.

▲ 엑스포 측은 거인증인 사람을 불러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 릴리퍼트 주민들을 양팔에 안고 있는 거인을 신기하게 보는 방문객들.

▲ 릴리퍼트 시장과 악수를 나누는 거인.

▲ 릴리퍼트 왕국에 방문한 모로코의 왕자와 수행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가운데 앉아있는 어린이가 모로코의 하산 2세(Hassan II of Morocco, 1929~1999)이다. 무함마드 5세(Mohammed V of Morocco, 1909~1961)의 아들로 당시 8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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