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 이야기들 ㉕ 마차에 탄 잉글랜드 FA컵 우승팀

120년 전의 최강팀

 

1899년, 당시 유행하던 볼러 햇(Bowler Hat)을 쓰고 정장을 착용한 신사들이 마차에 잔뜩 올라탄 모습.

이들은 1898-99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더비 카운티를 4-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셰필드 유나이티드(Sheffield United Football Club)선수단으로 결승전이 열렸던 크리스털 팰리스 국립스포츠센터에서 트로피를 들고 연고지로 위풍당당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 크리스털 팰리스 국립스포츠센터(1905년)

지금은 리그든 컵대회든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지만, 이때의 셰필드는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다.

▲ 셰필드 유나이티드 FC 로고

셰필드는 1896-97시즌 잉글리시 풋볼 리그(EPL전신) 준우승으로 시작해, 이듬해인 1897-98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898-99시즌에는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게 강등을 간신히 면한 16위에 그쳤으나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마차를 탄 사진이 바로 이 시즌이다.

▲ 1889년 부터 셰필드의 홈구장인 '브래몰 레인(Bramall Lane)'

20세기를 여는 1900-01시즌에는 다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제자리를 찾았고, 1901년과 1902년에는 연거푸 FA컵 결승에 올라 우승(1902년)을 하는 등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최전성기를 보낸 팀이었다.

이후 100여 년간 1부와 4부 리그를 오가는 와중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4개의 디비전에서 모두 우승을 맛본 다섯 팀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지속적으로 최상위리그의 성적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4개 디비전에서 모두 우승한 5팀

포츠머스 FC(Portsmouth FC)

번리 FC(Burnley F.C.)
프레스턴 노스 엔드 FC(Preston North End F.C.)
셰필드 유나이티드 FC(Sheffield United F.C.)
울버햄튼 원더러스 FC(Wolverhampton Wanderers F.C.)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우승컵


한편 선수들이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트로피는 '리틀 틴 아이돌(little tin idol)'이라고 명명된 FA우승컵. 사실 원본은 아니고 복제품이다.

원본 우승컵은 아스톤 빌라 FC가 우승 후 소유하고 있던 것을 1895년에 도난당하면서 실종되었고, 즉시 원본 디자인 그대로 만들어져 1910년까지 사용되었다.

비록 복제품이지만 원본이 존재하지 않고 긴 역사도 갖고 있기 때문에 '경매를 통해 가장 비싼 가격에 낙찰된 축구기념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 옛 FA우승컵 세부디자인

2005년 5월 19일,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옛 FA우승컵'은 당시 구매자 프리미엄을 포함해 EPL 웨스트햄의 공동구단주 데이비드 골드에게 478,400파운드(한화 약 7억 6천만원)에 팔리며 1997년에 출품된 줄리메컵 복제품의 254,000파운드(한화 약 4억 500만원)를 가볍게 넘어섰다.

2016년에는 축구황제 펠레가 소장한 개인 줄리메컵이 경매에 야심차게 출품되었으나 1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395,000파운드(한화 약 6억 3천만원)로 따라잡지 못했다.

▲ 줄리메 월드컵과 펠레 개인 줄리메컵(오른쪽)

오히려 2020년 9월 29일, '옛 FA우승컵'이 자선경매에 다시 등장했는데 무려 76만 파운드(한화 약 12억 원)에 낙찰되며 가장 비싸게 낙찰된 스포츠 기념품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참고로 원본 FA우승컵은 1871년 제작비 20파운드를 들여 만들어졌다.(2022년 현재가치 2,500파운드. 한화 약 400만원)

▲ 2020년 경매에 출품된 FA우승컵

그렇다면 팔려나간 '옛 FA우승컵'은 지금 누가 가지고 있을까.

경매 낙찰자는 바로 EPL 맨체스터 시티의 부자 구단주 만수르 빈 자이드(Mansour bin Zayedn)로 확인되었으며, 그는 잉글랜드 축구의 역사를 영국 국립축구박물관에 대여 형식으로 흔쾌히 반환하여 현재 박물관 갤러리에 상설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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