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 상상한 '미래의 의복'

과거의 사람들이 현대를 예상한 여러 자료를 보면 기괴한 모습으로 상상하기도 하며 절반쯤은 맞추고 있기도 하다.

1927년 동아일보는 'A. M. 로 씨(氏)'라는 인물의 예측을 빌어 미래인들이 입고 다닐 의복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미래인들은 외적 아름다움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을 것이므로 간소하고 실용적인 복장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인은, 더욱이 미래의 부인은 고가의 새의 털이나 인조 포도를 단 모자 같은 인공미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외관의 아름다움보다도 심성의 진실한 아름다움을 길러서 사랑하게 될 것이다."

 

【동아일보 1927.07.20.】

A. M. 로가 어느 시점의 미래를 예측한 것인지는 말하고 있지 않지만, 새의 깃털이나 인조 포도가 주렁주렁 달린 모자는 100년이 지난 현재는 일단 사라졌다. 이는 사실 외적인 미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유행이 변한 것.

신문은 이해를 돕기 위해 미래인들을 그린 그림도 함께 첨부하여 미래 의복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1. 남녀의 의복이 크게 다르지 않다.

2. 교통기관의 발달로 의복을 짓는 시간도 단축된다.

3. 옷은 바지와 저고리가 주를 이룬다.

4. 사람의 모발을 포함한 체모는 모두 사라지고, 이에 따라 직사광선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를 늘 착용한다.


그림 속에서는 일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아기부터 모두 모자를 쓰고 점프슈트와 같은 복장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2번 항을 읽어보면 당시에는 괜찮은 옷 하나를 짓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하다.

또 그림 속 개가 등에 짊어지고 있는 것은 축음기 라디오로, 당시에는 최첨단 기기였으며 A. M. 로는 미래의 통신은 모두 라디오를 이용해 편리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 관련 글: 1920년대, 첨단기기 라디오의 출현


한편 신문에서 인용한 학자 A. M. 로의 정확한 이름은 영국의 작가이자 발명가인 아치볼드 몽고메리 로우(Archibald Montgomery Low)를 말한다.

▲ 아치볼드 몽고메리 로우(Archibald Montgomery Low, 1888~1956)

아치볼드는 여러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고안하며 길을 개척했으나 끝까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타이틀을 다른 발명가들에게 내주어야 했던 절반의 천재였다.

그러던 1916년, 세계 제1차 대전으로 영국 공군에 입대한 아치볼드는 최초의 무인항공기(UAV)를 발명했고, 오늘날 '무선 유도시스템의 아버지(father of radio guidance systems)'로 불리며 1976년 국제우주명예의전당(International Space Hall of Fame)에 헌액되었다.

▲ 1916년, 아치볼드가 발명한 무인항공기

작가이기도 했던 그는 약 40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겼고, 위에서 예측한 미래의 의복은 1925년에 출판된 '미래(The Future)'라는 책에서 발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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