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장례식

19~20세기의 전환기에 러시아 문학계를 넘어 세계 최고의 대문호로 추앙받았던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의 마지막은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다가왔다.

80세가 넘어 자신의 영지를 충동적으로 떠난 톨스토이는 갑작스럽게 몸상태가 악화되면서 낯선 타지에서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아래의 사진은 1910년 초겨울, 죽음을 맞이한 톨스토이의 장례식 순간을 담고 있다.

▲ 말년의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

1910년 11월 10일 밤, 톨스토이는 주치의 두샨 마코비츠키(Dushan Makovitsky)와 함께 저택을 떠났다. 충동적으로 시작한 여행 중 여동생과 딸과 합류한 그는 노보체르카스크에 있는 조카를 만난 후 불가리아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런데 11월 13일, 연로한 톨스토이의 몸에 감기 기운이 돌기 시작했고 급성 폐렴으로 악화되었다.

놀란 일행은 아스타포보 역(Astapovo)에서 내려 톨스토이를 데리고 역장의 관사로 데려갔다. 소식을 듣고 6명의 의사들이 달려왔지만 1910년 11월 20일, 결국 톨스토이는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 톨스토이가 '생의 마지막 7일'을 보낸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모여있다.

▲ 역장 이반 오졸린(Ivan Ozolin)의 침대에서 별세한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

▲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를 빠져나오는 톨스토이의 관.

▲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는 1946년 12월 1일 이후 문학기념박물관으로 보존되고 있다.

 

▲ 톨스토이의 시신이 자신의 영지인 러시아 툴라의 야스나야 폴랴나(Yasnaya Polyana)로 돌아가기 위해 운구되고 있다. 조문객들은 질서를 엄수하며 조용히 노래하는 가운데 대문호의 관을 아스타포보 역에서 야스나야 폴랴나까지 운구했다.

▲ 툴라에서 남서쪽으로 12km 떨어진 야스나야 폴랴나(Yasnaya Polyana)로 가는 열차에 오르는 톨스토이의 관.

▲ 아스타포보 역은 1918년 '레프 톨스토이 역'으로 개칭되었다. 역의 시계는 톨스토이의 사망시간인 6시 5분에 맞춰져 있다.

 

▲ 톨스토이가 생의 대부분을 보냈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Yasnaya Polyana)로 향하는 길.

▲ 부호 가문 출신으로 백작이었던 톨스토이의 저택. 현재는 톨스토이의 유품과 22,000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 1910년 11월 22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톨스토이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야스나야 폴랴나에 모여들었다.

러시아 제국은 장례식에 엄청난 군중이 모여들면서 반체제 시위로 이어질까 염려해 장례식 참가인원을 최대한 틀어막았다. 하지만 당시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장례식은 평화롭게 치러졌고, 야스야나 폴라냐의 우체국은 애도의 전보로 마비되었다.

▲ 1910년 11월 23일, 톨스토이는 자신의 영지인 야스나야 폴랴나의 숲 속 가장자리에 묻혔다. 이곳은 그가 유년시절 형과 함께 자주 놀던 곳이었다.

▲ 관이 내려가는 순간 사람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 톨스토이는 자신의 장례식이 간소하게 치러지길 원했고, 그에 따라 러시아 정교회의 정통 의식이 생략된 최초의 공개 장례식이 되었다.

▲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매장이 마무리되는 모습. 사유지였던 그의 영지는 1917년 공산국가인 소련의 설립 이후 사적지로 지정되었고 국가의 관리하에 들어갔다.

▲ 꽃과 나뭇잎으로 둘러싸인 톨스토이의 무덤.

대문호의 죽음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톨스토이를 기리기 위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노동자들은 파업에 들어갔고 영화관과 서점 및 상점 등도 일제 휴업에 들어가며 그를 애도했다.

▲ 톨스토이 무덤의 현재 모습

톨스토이는 유언으로 무덤을 만들지 말라고 했지만 유족과 지인들은 차마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의 뜻을 최대한 받들어 묘비나 안내판조차 세워지지 않았다. 조성 이후 오랫동안 길 근처에 봉분만 있는 소박한 모습이었으나 최근에는 그나마 낮은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는 상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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