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 씻지 않은 사람: 아모 하지(Amou Haji)

최장기간 씻지 않았다는 이란 할아버지에 대한 글을 처음 작성한 시점은 2014년 4월 13일이다.

 

최근 갑자기 '세계에서 가장 오래 씻지 않은 사람'으로 검색 유입이 있어서 '혹시 이 분께 무슨 일이 생긴 건가..'하고 아모 하지(Amou Haji)의 최근 근황을 한번 찾아보았다.

참고로 아모(Amou)는 그의 이름이 아니라 '아저씨'라는 의미이다. 즉 현지인들은 하지 아저씨(عموحاجی)라고 부르는 셈.

 

《아모 하지(Amou Haji)》

그런데 최근에 올라오는 글들이 2014년 당시의 사진을 그대로 쓰고 있고, 글 내용도 나이와 씻지 않은 기간만 7년을 더했을 뿐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아마도 유명한 사이트에서 2021년에 이 내용을 다루면서 최신 화제처럼 다시 돌고 있는 것 같다.

하지 할아버지는 1933년 8월 20일 생으로 이란 서부 케르만샤 주의 데지가(Dejgah) 마을에 거주하며 물이 무서워서 70년 가까이 목욕을 하지 않은 것으로 2014년 당시 유명세를 탔다.

 

최장기간 목욕 안 하기 기록을 세웠다고 화제가 되었지만 상식적으로 당연히 기네스북은커녕 어떠한 인증을 받은 것도 없다.

다만 방금 재로 가득 쌓인 굴뚝에서 나온듯한 모습은 누가 봐도 수십 년간 물 근처에 가지도 않은 모습이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것.

 

《주민들이 지어준 벽돌집》

하지 할아버지는 평소에는 무덤과 같은 구덩이 안에서 살다가 비가 내리거나 추위가 심해지면 마을 주민들이 지어준 벽돌집에서 몸을 피하며 사는 노숙인이다. 먹는 것도 썩은 고슴도치의 고기를 먹고 좋아하는 담배도 보통의 담배가 아닌 동물의 배설물들을 모아 녹슨 파이프에 넣고 피우는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생활 환경》

그가 이렇게 씻지 않는 이유는 '청결이 병을 불러온다'는 중세시대식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인데, 보다 못한 마을 주민들이 음식이나 물을 가져다줘도 할아버지는 거부한다고 한다.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은 하지 할아버지가 어린 시절 누군가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기억 때문이라는 것이 이 최장기간 안 씻기 기록을 세운 사람의 이야기 전부였다.

 

《주민의 도움을 거부하는 하지》

당시에는 그냥 가볍게 웃으며 보아 넘긴 사건이지만 세월이 흐르고 다시 보니 너무나 안쓰러운 이야기이다.

근황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아도 대부분 2014년 글과 사진뿐인 가운데 2년이 흐른 시점, 즉 2016년 이란 방송의 동영상 하나가 있었다. 화면 속의 하지 할아버지는 2014년 당시보다 훨씬 연로한 모습이다.

 

《2016년의 하지 할아버지》

이란의 경우 이번 코로나 19(COVID-19)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겪은 나라 중 하나이다.


그가 거주한다는 데지가(Dejgah) 마을이라는 곳을 검색해보면 겨우 23가구 94명(2006년 기준)이 거주하는 깡촌. 이런 곳에서 복지나 필요한 의료지원이 제때 노숙인에게까지 제공될 거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 할아버지의 나이는 올해 만으로도 87세.

더 이상 바깥 생활을 하기는 신체적으로나 요즘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힘든 상황이다. 부디 그가 편안한 곳으로 모셔져서 노년을 누리고 상처를 치유하며 살고 있기를 기원해본다.

 

- 최초등록: 2014.04.13.
- 최종수정: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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