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짝퉁 소동, 언론의 안일함이 낳은 촌극

2014년 6월 24일(화)자 중앙일보 경제면(Business & Money)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실렸다.


'어느쪽이 중국 짝퉁일까요' 라는 제목의 기사는 호기심 당기는 사진도 함께 담고 있는데 이 기사는 현재 온라인 중앙일보에서도 볼 수 있다.(온라인 기사)


사실 주인공은 중국업체와의 3년간의 지루한 법정공방에서 승리한 웅진식품의 '자연은' 이라는 알로에 음료지만, 업계 1위이자 스테디셀러인 신라면이 더 눈에 들어오는 기사이다.




기사는 말미에 친절하게 오른쪽이 모두 짝퉁이라고 알려주고 있는데, 기사내용에는 없지만 진품은 왼쪽아래에 'MSG 무첨가'라는 녹색띠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 신라면을 사둔게 있어서 가져와서 비교해보니 기사와는 달리 왼쪽에 있는 녹색띠가 없고 오른쪽 짝퉁 제품과 똑같았다.



제품외형은 기사의 짝퉁과 같았지만 어차피 위의 기사는 중국 현지의 짝퉁에 관한 것이니 한국에 유통되는 제품과는 별개일 것. 하지만 혹시나해서 농심 고객상담실에 문의메일을 남겼고 잠시 후에 전화가 왔다.


상담실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 기사에 사용된 신라면 이미지는 2009년까지 생산된 제품의 이미지.

 현재 국내생산되는 신라면에는 MSG무첨가라는 녹색띠가 없고 중국생산 제품에도 없다.

 농심에서는 꾸준히 짝퉁제품 조사를 하고 있는데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짝퉁 신라면은 전혀 없고, 중국의 짝퉁 신라면은 뒷면이 모두 한자로 적혀 있다.

 국내에서 구입한 제품은 100%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그러고보니 중앙일보 기사에 사용된 신라면 이미지의 소스는 2010년 머니투데이 기사(아래)에 첨부된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었다.


[중앙일보 기사와 똑같은 이미지]


무려 4년전의 이미지를.. 가까운 편의점만 가도 확인가능한 부분을 체크하지 않았고, 결국 채널A 뉴스에서까지 중앙일보의 기사를 인용하여 보도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채널 A 뉴스는 원문기사에 신라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다보니 본인들이 대충 추측한건지 '가 있고 없는 것으로 구분한다'고 보도하는데, 무슨 가족오락관 '고요속의 외침' 코너도 아니고 한다리 건너니 변형까지 되는 상황.


[신문도 방송도 확인을 안한 결과]


물론 중앙일보의 의도는 웅진식품의 승소를 다루고 중국산 짝퉁범람을 알리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농심 고객센터실이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고 계시다' 라며 씁쓸하게 웃기도 하였고 어떤 사람들은 편의점, 마트등 여러 판매업체를 돌아다니며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독자들의 시선은 기자가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에 꽂히는 수가 있고, 미디어의 영향력은 지대하고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에 사소한 부분이라 할지라도 정확한 사실 확인은 언론의 의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한편의 촌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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