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텔레비전, 세이코 TV워치
- 정리
- 2021. 3. 23. 08:20
손목시계형 IT기기는 2021년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너무 흔해져서 그리 놀라운 제품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을 돌려놓고 생각해보면 스마트 워치에 열광하기 시작한 게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140년 역사의 시계 전문 브랜드 세이코(SEIKO)社는 그보다 오래전에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TV(World's first TV watch)를 내놓은 바 있다. 거기에 더해 시판 연도가 '1982년'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더욱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위의 상품이 텔레비전 방송과 라디오 수신이 가능한 세이코의 티비워치(TV-WATCH DXA001)
최첨단 IT 제품답게 시계의 가격은 108,000엔(당시 약 425달러)으로 책정되었다. 스테인리스 바디에 40x49x10mm의 크기, 80g의 무게로 보통의 손목시계와 별다른 차이 없이 휴대할 수 있었으며 1.2인치의 액정화면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함정(?)으로 시계만의 스펙이었다.
시계를 통해 TV를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수신기를 연결해야 했고 전용 이어폰을 꽂아야 소리 청취가 가능했다. 게다가 수신기의 무게는 시계 무게의 2배가 넘는 190g. 두 개의 AA 배터리 무게는 별도였다.(배터리 업체별로 다르지만 대략 20~30g)
여기에 스피커나 헤드폰을 연결하게 되면 그냥 소형 TV를 들고 다니는 게 어쩌면 더 나았을지도 모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전형적인 예시였다.
완충된 배터리로는 5시간의 TV 시청이 가능했고, FM 라디오뿐만 아니라 83개의 TV 채널을 수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32만 화소의 흐릿한 흑백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구매자는 돈 자랑,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술 과시용 상품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실용성은 떨어져도 당시에는 최첨단의 제품이었기에 영화 007 옥터퍼시(Octopussy, 1983)에 주요 소품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는데, 영화 속 제품은 모양도 실물과 차이가 있지만 실제 제품은 채택하지 않은 컬러 화면을 구현하고 있었다.
1983년 9월 세이코는 티비워치의 미국 버전인 TV-Watch T001-5019 DXA002을 495달러에 미국 시장에 내놓았으며, 이듬해인 1984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TV 세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