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폭행사건, 사과와 현지 언론보도

● 주한 벨기에 대사관의 뒤늦은 사과


2021년 4월 9일에 발생한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Xiang XueQiu, 相雪秋) 여사의 한남동 옷가게 점원 폭행사건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4월 15일에 사건이 언론을 통해 최초 보도되고 일주일이나 지난 4월 22일 오전 10시 33분경, 벨기에 대사관 측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의 시기도 너무 늦은 데다가 사과문의 한글 번역이 너무나 공문 느낌이라 물의를 일으킨 공인들의 정중한 사과문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어이없다는 반응.

《벨기에 대사관 공식 보도자료》

대사관측에 따르면, 쑤에치우 시앙 여사는 생각보다 사태가 커진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인지 뇌졸중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하며(현재는 일반병실로 이동), 회복되는 대로 경찰 조사에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연하게도 평생 추앙만 받고 살아온 사람이 안 좋은 일로 온라인에 뉴스와 얼굴이 도배되면 버텨낼 재간이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한국인 폭행한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이력

● 사건 개요 2021년 4월 15일, 서울 용산 경찰서는 주한 벨기에 대사인 피터 레스쿠이의 부인 쑤에치우 시앙 씨를 폭행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4월 9일 오후 3시경, 서울 용산

bestan.tistory.com

사실 사건 직후 '폭행은 물론 잘못이지만 구경만 하고 가는 손님을 도둑 취급하다니 불쾌할 수도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의 부어오른 얼굴 사진과 함께 폭행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는가 하면, 대사 부인이 탈의실이 아닌 매장 로비에서 신발을 신은 채로 흰색바지를 입어보는 매너없는 행동까지 공개되면서 동정 여론도 대부분 사라졌다.

또 벨기에 대사관도 뒤늦게 올린 사과문에 달린 영문으로 쓴 한국 울보들 엄청 많네. 중국인이 뺨을 때리니까 너희같은 인종차별주의자 씨ㅂㅅ끼들이 우는걸 보는게 너무 즐거워라는 댓글에 '웃겨요'를 의미하는 이모지를 눌렀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하는 등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삭제된 문제의 댓글》



● 벨기에 현지 보도와 면책특권 철회 가능 여부


한편, 폭행사건은 벨기에 현지에서도 보도된 모양.

《벨기에 공영방송 RTBF의 13 Heures》

사건을 접한 루뱅 가톨릭 대학교(UCLouvain) 교수 라울 델코드(Raoul Delcorde)는 "우선 이 사건은 양국 간의 관계를 위해 우호적으로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며, "빈 협약에 따라 조사를 강요할 수는 없으며 쑤에치우 시앙 여사가 수사에 응해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복역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가 자국대사와 그의 가족에 대한 면책특권을 철회하는 것은 매우 드물지만 가능하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매너 없는 모습까지 보도》

실제로 1997년 미국 워싱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16세의 소녀를 사망하게 한 조지아(그루지야) 외교관 조지 마카라제(Giorgi Makharadze)의 처벌을 위해 미국 측은 면책특권 철회를 요구하였고 조지아가 이에 응하면서 자국에서 3년의 실형을 살게 하였다.

반면 2019년 영국에서 역주행 사망사고를 내고 도피한 자국 외교관 부인 앤 사쿨러스(Anne Sacoolas)의 면책특권 철회는 거부하면서 영국으로부터 이중잣대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조지아 외교관 / 미국 외교관 부인》

또 뉴질랜드는 2016년 서울에서 한국 경찰관을 밀치고 순찰차를 걷어차는 등의 행동을 한 외교관에 대한 면책특권을 철회한 사실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2020년 주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의 뉴질랜드 남자직원에 대한 성추행혐의를 받고 있던 외교관에 대해 면책특권 철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뉴질랜드 정부가 큰 실망감을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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