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정리 BesTan | 2022. 5. 5. 23:49
1915년 1월 1일, 매일신보는 새해를 맞아 기생들의 시 작품을 소개했다. 시와 함께 기생의 사진도 함께 실렸는데, 당시 사람들은 흐릿한 얼굴만 봐도 누구인지 알아보았겠지만 지금은 알 길이 없다. 당시 기생서재에서 글과 음악을 수년간 공부한 이들답게 상당한 수준의 시를 짓고 있으며, 내용이 모두 공통적으로 외로움과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주제로 기생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염서(艶書) 태산이 막힌 것은 천지의 자연이오 소식이 막힌 것은 인간의 조화로다 청천에 떠 날아가는 저 기럭아 빌어 묻노니 나를 위하여 소식 한 장을 전하여 주려는가 차마 진정코 임의 옥안 그리워 나 못살겠네 - 염서(艶書): 연애편지. - 청천(靑天): 푸른 하늘. - 기럭아: '기러기야'의 준말. - 옥안(玉顔): 잘생긴 얼굴. ..
카테고리 : 타임캡슐/낡은 사진과 신문 BesTan | 2020. 10. 4. 17:37
●보리고개 ○경북 금능군 신암 국민학교, 김상훈 잉아는 송피떡이 맛있다고 그러오. 분(粉)이는 쑥국이 배부르다 그러오. 돌쇠 아저씬 보리밭을 서서이 굽어보며 길게 한숨 지었소. 주린 배엔 힘을 주고 무엇을 기약하는 모양이오. 바우네 아주머닌 임신 중에 배곯아 신음한다 전해지고 저 건너 아랫마을사람들은 뿔뿔이 밥 동냥 떠나갔다 그러오. 잉아는 송피떡이 맛있다고 그러오. 분(粉)이는 쑥국도 좋다 그러오. 산 허리선 숙국 숙국... 숙국새가 무심히도 울어 주오. ※김상훈씨, 당신의 「보리고개」는 아무리 보아도 아동 작품이 아님을 알면서도 작품이 아깝기에 이 난에라도 뽑아 넣으니 양해하시고, 3연을 삭제하였음은 그것으로 도리어 작품을 아주 죽이는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음을 말하여 두는 바입니다. 《1956년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