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타임캡슐/낡은 사진과 신문 BesTan | 2021. 9. 11. 20:35
한국도 공공장소에서 커플들의 애정표현이 많이 서구화된 편이지만 그래도 대중교통에서만큼은 과한 애정행각이 펼쳐지면 눈살이 찌푸려지기 일쑤다. 그런데 무려 110여 년 전인 1912년. 전차 내에서 키스를 하다가 뉴스에까지 보도되는 망측한 사건이 발생했다. - 전차내접문한(電車內接吻漢) - 전차 안에서 기생을 안고 입을 맞추어 경성 서부 반송방(盤松坊) 미나리골(芹洞) 104 통일호에서 정미(精米) 영업하는 박용원이라는 23세 된 자가 남부 중다동(中茶洞) 25통 6호에 사는 기생 명주(明珠, 16)등 3명을 데리고 재작일 아침에 동대문 밖 청량관 요리점에 나가서 종일토록 질탕히 놀고 오후 9시경에 전차를 타고 들어오는 길에 복차교동 근처에 와서는 남이 보는지 안 보는지도 도무지 불계(不計)하고 주출망량(晝..
카테고리 : 타임캡슐/낡은 사진과 신문 BesTan | 2021. 7. 16. 23:58
1940년 6월 1일, 월간지 가데이노도모(家庭の友) 32호에서는 사람의 홍수로 붐비는 서울(경성)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 설명 속에는 도시집중현상이 일어나 서울이 펄펄 끓는 도시가 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사쿠라(벚꽃)철이나 전람회 등에 사람들이 돈을 펑펑 쓰는 모습을 '악습'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였다. 당시 서울의 인구는 백만 명에 근접함에 따라 기차역, 백화점, 유원지, 극장, 운동장, 주점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넘쳤고, 입장권이 필요한 곳이라면 줄이 길게 늘어서서 돈을 주고도 못 들어가는 광경이 소개되었다. ● 창경원(창경궁) 일제시대 창경원에는 수천 그루의 벚꽃이 심어져 방문객들로 넘쳐났다. 특히 1918년부터 매년 봄철(3월~4월)이면 휴무없이 야간에도 개장을 해서 서울 사람은 물론이고 지..
카테고리 : 타임캡슐/낡은 사진과 신문 BesTan | 2021. 6. 19. 20:32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7월, 한반도 사수의 급박한 임무를 띤 미군 장병들은 굳은 표정으로 부산항에 내렸다. 이들은 곧바로 철도역으로 이동하여 최전선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야 했다. 순간 행진하던 미군들이 한바탕 웃는 장면이 발생하는데.. 과연 무슨 일이었을까. 해방 후 미군정은 한반도에 물자원조를 통한 사회안정을 시도했다. 당시 미국에서 들여온 각종 중고기계 속에는 LA나 애틀랜타의 거리를 누비던 노면전차들도 있었다. 당시 부산은 더럽고 혼잡하였고, 고향 미국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지만 거리의 전차들은 그들에게 낯익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고향에서 보던 익숙한 차량들을 보고 잠시나마 폭소하며 향수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전차 옆에는 영어로 쓰여진 광고도 그대로 붙어있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출..
카테고리 : 타임캡슐/낡은 사진과 신문 BesTan | 2020. 10. 1. 09:30
■ 전차와 부인(婦人) 인구가 많고 교통이 복잡해진 도회지에 있어서 전차는 없어선 안될 필수품 중의 하나이다. 아침과 저녁으로 통학하는 학생, 회사원을 비롯하여 어른 아이 늙은이 젊은이 여자 남자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의 공동물이므로 때로는 외국 손님들까지 한 지붕 밑에 앉아서 같은 수레를 타고 같은 방향의 길을 가고 있는, 말하자면 잠시 인연을 맺고 있는 사이라 서로 미울 것도 고울 것도 없을 것이나 구태여 다른 사람에게 불유쾌한 감정을 일으키지 않을 만한 예의쯤은 지키는 것이 좋을듯하다. 전차에 앉아서 가래침을 탁 뱉어 손바닥으로 쓰슥 문지르고 계신 영감님네나 속옷 가랑이까지 들추어 자랑을 하면서 전차비를 꺼내려 수선을 떨며 '노리깡'을 찾으시는 아낙네들은 한 손을 접어본다 치더라도 그만한 상식은 가져..